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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 회교세력 생존 자구책/중앙아 5개국 독재연방 창설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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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 회교세력 생존 자구책/중앙아 5개국 독재연방 창설의 뜻

입력
199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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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소외감·피해의식 공감/경제적 「홀로서기」까진 곳곳 험로카자흐 우즈베크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의 「중앙아 인민연방」 창설구상은 독립국가연합(CIS) 출범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볼때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의 측면이 강하다. CIS가 소련을 대체하는 새로운 체제로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CIS를 구성하는 두집단중 회교세력은 슬라브 민족에게 철저히 푸대접을 당해왔다. 체제출범 논의과정에서 소외된 것은 물론이고 구소련 자산분배문제 등이 각 회원국간 이해가 얽혀있는 사안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

이러한 피해의식은 역사적 경험에서 축적된 것이다. 중앙아시아 회교권 국가들은 18세기 제정러시아의 무력앞에 무릎을 꿇은뒤 공산체제 70년간 끊임없이 희생을 강요당해 와 「러시아=슬라브」로부터 수탈당해온 과거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중앙아시아 5개국의 새연방 구상은 역사의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CIS 체제가 소연방의 완전해체로 가는 괴도기적인 형태」라든가,「구소련권이 슬라브권과 회교권으로 양분될 것」이라는 분석 등은 CIS출범 당시부터 제기됐었다. 실제로 회교권 국가들은 러시아 등 역내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주변 회교국가들과 새로운 정치경제적 협력관계 수립을 모색해 왔다.

지난해 5월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멘에서 열린 회교권 7개국 정상회담은 역내 역학구조의 변경가능성을 보여준 회담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중앙아 5개국 정상은 상호공동체제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더욱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앙아 국가들의 독자체제 구상은 CIS 정상회담의 거듭된 연기사태 등 체제위기의 심화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들은 CIS체제가 이대로는 제기능을 발휘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향후 진로의 하나로 새로운 「소 CIS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출범 1년을 넘긴 CIS체제는 현재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지난해 연말 창설 1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담이 특별한 이유없이 무산되는 등 CIS의 최고의결기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고 그런대로 유지되어 오던 경제적 유대마저 최근들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물론 러시아측에 있다. 옐친 가이다르체제의 급진적인 경제개혁 정책은 물가폭등과 이에따른 역내 물자이동 중단사태를 불러왔다. 외환자유화 조치는 루블화 폭락을 몰고와 각국가별로 독자통화를 창설하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단일경제권이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와해현상은 경제력이 뒤떨어진 중앙아시아 국가들엔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로 닥쳐왔다.

CIS체제의 붕괴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민족 분쟁이다. 소련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민족문제는 CIS출범이후 대규모 유혈분쟁과 정치정변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CIS는 이 문제에 관해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그렇지만 새연방 창설구상이 곧 현실로 나타나리라고 보기는 여럽다. 이들 국가들이 역사적 종교적 뿌리가 유사하다곤 하지만 경제적 「홀로서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번 연방 창설구상이 러시아를 비롯한 CIS주축국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분명한 겻은 CIS체제의 붕괴조짐이 이번 선언으로 인해 「시간문제」로 남게될 것이라는 점이다. 93년 새해벽두에 터져나온 중앙인민 연방구상은 구소련권이 올해도 예외없이 커다란 정치사회적 격변에 휘말리게 될것임을 예고한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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