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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가는 「특수목적 고교」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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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가는 「특수목적 고교」들(사설)

입력
199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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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참으로 묘한 사회다. 좋은 목적을 설정해 놓고 무엇을 좀 해보려하면 엉뚱한 변칙과 탈법이 끼어들어 본말을 전도시켜놓은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이번 서울대의 입시결과 서울의 대원외국어 고교와 대일외국어 고교 및 서울과학고교 그리고 서울예고 등 특수목적고교 출신들이 최고 1백73명부터 최소 65명까지 합격자를 독과점했고 연세대와 고려대 등 소위 상위권 대학의 진학률에서도 일반고교를 압도했다는 사실은 「본말전도의 표본」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 고교출신들이 학교설립 목적에 부합되는 외국어와 과학계열의 대학학과에 합격자를 많이 냈다면 구태여 탓할것도 없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이들 특수목적 고교출신들이 문과와 법·경학과를 가릴것없이 무더기 합격자를 냈다는데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있는 서울의 대원과 대일외국어고교는 외국어 영재교육을 목적으로 지난 84년 학교설립이 인가된 각종학교였다. 과학고 또한 지난 83년 과학영재 교육을 위해 수원에 경기과학고교를 설립한것이 시초다. 그후 외국어 특수목적고교는 서울에 3개교,지방에 6개가 추가로 인가받아 전국적으로 11개교로 늘어났고 이제 특수목적 고교가됐다. 과학고교는 서울 2개교를 비롯,제주와 강원도를 제외한 11개시·도청 소재지에 1개교식 설립됐다.

이들 특수목적 고교는 평준화지역에 상관업이 중졸자를 대상으로 시험을쳐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특전이 부여돼있다.

이로인해 입학생들이 학군속의 일반고교가 추첨으로 배정받게되는 학생들보다 비교적 우수한 집단으로 구성돼있다. 이러한 특전은 외국어나 과학 또는 예능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며 이들에게 설립목적에 맞는 영재로 키우도록 하기위한 교육적 배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 특수목적 고교는 영재 교육기관이란 특수목적을 외면한채 교과과정을 변칙운영,대학입시 위주교육으로 일관함으로써 소위 일류대학 무더기 합격자를 양산,「특수목적고=새명문화」란 바람직스럽지 않은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평준화속의 변칙이요 탈법이다. 외국어와 과학영재를 키우라고 우수학생을 시험으로 뽑게 했더니,우수집단을 한데 모아다가 입시위주 교육이나 시킨대서야 이를 어찌 특수영재고교라 하겠는가.

감독관청인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변명이 더욱 걸작이다. 『91학년도 까지는 외국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없어 효과적인 감독과 단속을 못한게 사실』이라면서 『92학년도 입학생 부터는 외국어고교에는 이과반운영을 금지시켰으므로 설립취지대로 잘될것』이라고 안이하게 말하고 있으니 한심 스럽기까지 하다.

특수목적고교는 그 설립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입시위주 교육이나해서 일류대학 합격을 독과점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것은 고교 평준화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되고,학부모들 사이에 8학군병과 같은 새로운 갈등요인을 제공하게되며,그러한 고교들에 진학하기 위한 중학생과외 만연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특수목적 고교를 설립인가대로 운영하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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