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도 「사랑의 쌀」/준비반년,첫 한국 구호품/5백톤 15일 부산항 떠나사랑의 쌀이 소말리아에 간다. 국내외 불우이웃과 북한동포를 위해 온국민이 모아준 사랑의 쌀이 인류사상 최악의 굶주림에 신음하는 소말리아 난민들에게 한국인의 뜨거운 인류애를 전해주게 된다.
사랑의 쌀 성금을 모아온 쌀나누기운동본부(대표 한경직목사)와 한국일보사는 5일 사랑의 쌀 5백톤(20㎏들이 2만5천부대)을 오는 15일 부산항에서 에티오피아선적 화물선 네트사네트호에 실어 출항시키기기로 했다.
이 쌀은 지구를 반바퀴 도는 30일간의 긴 항해를 거쳐 소말리아 인접국인 케냐의 몸바사항구에 도착하는대로 육로로 다시 5백여㎞를 달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 하역된다.
이에 따라 소말리아 난민들은 늦어도 2월 하순까지 유엔 구호기구에 의해 분배되는 사랑의 쌀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게 된다.
사랑의 쌀이 소말리아로 향하기까지는 준비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한국인이 이곳에 보내는 첫번째 구호품일 뿐 아니라 민간단체가 대량의 구호품을 보내면서 중간 수송과정을 모두 책임진다는 점에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구호활동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는 지난해 6월부터 소말리아에 쌀을 보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으나 한창 격화되던 현지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전달경로와 인수기관을 찾지 못해 번번이 실패했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전직 고위관료를 자칭하는 많은 소말리아인들이 운동본부측에 공문을 보내 구호품 전달을 요청,본부 임원들이 접촉을 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내전이 격화되고 있어 수송경로를 잡지못해 쌀이 분배되기도 전에 약탈되거나 횡령될 우려가 많아 엄두를 못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네바 국제적십자본부와 쌀수송을 위한 교섭을 벌였으나 「소말리아가 무정부상태에 빠져 현금이 아닌 현물구호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라는 실망스러운 회신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위험부담이 높아 수송경비만 23만달러(한화 1억8천만원 상당)에 달해 운동본부 실무진들을 애타게 했다.
운동본부는 유엔평화유지군이 소말리아에 파병돼 활동을 개시하자 지난해 12월9일부터 다시 접촉을 시도,외무부를 통해 로마에 본부를 둔 유엔산하 세계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me)으로부터 쌀전달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통보를 받았다.
소말리아지역의 내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수송경비도 절반수준인 8천만원선으로 낮아졌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의 해외수송업무를 담당해온 키스톤 익스프레스사는 이에 따라 하역항구를 치안상태가 가장 좋은 케냐 몸바사항으로 정하고 소말리아 모가디슈까지 육로수송을 담당할 현지 업자와 긴급계약을 체결했다. 수송경비는 영락교회에서 5천만원,현대백화점이 바자성금 1천만원을 각각 내놓아 해결됐다.
운동본부측은 소말리아의 치안상태가 더욱 좋아질 경우 항해도중 하역항을 모가디슈로 변경,전달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랑의 쌀은 이로써 91년 12월 수단,92년 6월 에티오피아에 이어 3번째로 아프리카에 가게됐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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