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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방향(’93 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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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방향(’93 정국:2)

입력
1993.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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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구도 유지·소폭 이합 예상/야체제정비 따라 변혁 가능성김영삼정부의 출범으로 정계는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탄생과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정계은퇴로 「양김시대」가 마감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운 정치질서의 태동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자당은 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로 「강여」 양상을 띠겠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국민당은 구심력 부재 등으로 당분간 「약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민주·국민당 등 야권은 우선 체제정비를 서두른뒤 강한 여당에 대항하기 위해 활로를 모색하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다시말해 야권은 「선 체제정비 후 정계개편 추진」 형태의 가닥을 잡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같은 조짐은 야권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2·3월중에 야권이 체제정비를 끝내고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경우 이는 여권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현재의 3당 구도가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한 원형 보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민주·국민당의 내부변화 여하에 따라 기존의 여야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

민자당의 내부변화는 일단 별로 없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여권의 생리상 김영삼 차기 대통령 중심의 당권이 확립될 것이며 뚜렷한 돌출변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서 변화요인으로 제기되는 내각제 개헌논의도 김 차기 대통령 의중에 달려있는데다 새 정부 전반기에는 개헌문제가 아예 수면아래로 들어가 「논의불가」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민자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차기 대통령 자신이 정치의 자율성을 강조해왔고 현재 민자당 및 여권에 「정치수요」가 과포화상태라는 점에서 그렇다.

때문에 민자당 핵심 당직자들은 김 차기 대통령의 취임이후에도 타당 의원들에 대한 영입작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타정파 일부의원들이 능동적으로 입당하겠다는 것은 막지않을 것이라는게 당주변의 얘기이다.

민자당은 현재 1백60석으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안정 의석은 아니다.

따라서 김 차기 대통령의 「강력한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20여석 가량이 늘어 명실상부한 「강여 거대여당」이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가에선 김 차기 대통령 취임이후 무소속 및 국민당 일부의원들이 민자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국민당 내부에는 김 차기 대통령 및 여권과 이런저런 연을 갖고 있는 원내 인사가 적지않은 것은 사실이다.

결국 정계개편은 야당의 무리없는 체제정비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계개편의 추이는 야권 일부의원들의 당적 변경여부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야권통합이나 내각제 개헌문제 등의 거시적인 문제는 논의수준에 그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야권 내부변화의 풍향과 속도에 따라 새로운 정치질서가 태동될 수 있겠지만 내각제를 매개변수로 한 야권통합 등의 대변혁은 15대 총선을 앞두고서야 불가가 판가름날 것으로 봐야 한다.

때문에 93년 정국에서 정계개편의 주체는 일단은 민주·국민당의 내부변화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3월안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해 김대중 전 대표 정계은퇴후의 당권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민주당은 단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감대속에서 무리없는 전당대회 개최를 장담하고 있지만 당권경쟁은 속성상 지지세력간의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과 갈등이 표출되면 민주당 내부세력이 분화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리고 정계개편의 실마리가 여기서 생길 것이라는 견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민주당측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김 전 대표 은퇴에 따른 당의 공동화현상 때문에 섣부른 원심작용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이다.

민주당내에서는 내각제를 고리로 국민당측과 야권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애기가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국민당내의 일부 민자당 탈당파 인사들이 내각제 개헌문제를 민주당측에 은밀히 타진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국민당측은 민주당진영의 이같은 시각을 반박하면서 자신들이 정계개편의 열쇠를 오히려 쥘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시말해 민주당의 「버팀목」인 김대중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한 이상 민주당 내부결속이 쉽지않고 다양한 세력들이 「동거」하고 있어 계기만 주어지면 이합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결국 정계개편방향은 단기적으로 야권 일부인사들의 민자당 입당 등 미풍수준에 그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예측불허성이나 취약한 구조 등은 이러한 전망을 확실히 뒷받침하기엔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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