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지도체제등 공식 논의 시작/이견심해 「의제설정수준」 그칠듯민주당이 5일 열릴 새해 첫 최고위원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문제와 함께 다양한 견해가 난무했던 대회시기,지도체제,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경선방식 등에 대해 공식적인 첫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러나 그동안 당지도부내의 물밑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이견의 폭이 큰데다 모든 문제들이 서로 엉켜있어 전당대회로 가는 길이 여전히 불투명한게 민주당의 실정이다.
따라서 5일의 최고위원 회의는 그동안 다양한 논의를 드러내는 「의제작성수준」에 머물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당내의 시각이다.
대신 전당대회 준비위가 이견해소를 위임받아 계파간 합의를 거쳐 합의점을 모색하게 되며 특히 당헌개정소위가 주요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민주당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대목은 당의 화합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효율적인 당운영을 가능케할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문제.
이와관련,그동안의 물밑대화에서 과도기적인 공동대표제 대신 단일대표제를 도입한다는데는 대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대표와 최고위원의 권한을 놓고는 여전히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기택대표는 한때 내놓았던 「단일지도체제」 주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단일지도체제와 순수 집단지도체제를 절충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주장을 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표가 행사한 강력한 구심력이 사라지고 두드러진 선두주자가 부상하기 힘든 당내 사정으로 보아 이 대표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구상은 유일한 현실적 방안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상 이같은 지도체제는 그 무게중심이 「단일」 「집단」 어느쪽으로 치우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대표에게 강력한 도전의사를 비친 김상현 최고위원을 비롯한 조세형 김원기 김영배 정대철 최고위원 등 신민계 중진들은 물론 민주계의 김정길 최고위원까지도 이 대표측의 견해와 달리 「집단」쪽으로 기운 절충상태. 즉 1인 대표가 형식적 권한만 행사하고 주요 당운영은 최고위원 회의가 합의해 행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최고위원 숫자를 현재의 8명에서 5,6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순수 집단지도체제」의 전제로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이견은 투표방식 대표·최고위원 선출절차 등 세부사항에 이르면 한결 그 폭이 커진다.
김상현 김정길 최고위원 등은 후보난립을 막기위해 대표최고위원 선거를 분리 실시하되 대표경선에 나선 사람은 최고위원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민주개혁 정치모임 등에서는 최고위원을 먼저 뽑고 1∼3위 득표자끼리 대표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조세형 최고위원은 아예 선출된 최고위원들끼리 협의해 1명을 대표로 세우는 방안까지도 내놓고 있다.
투표방식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대의원 매수 등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종래의 관행대로 연기명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최고위원 투표결과를 바탕으로 대표를 선출하자는 측에서는 엉뚱한 대표 입후보자를 낳을 가능성을 고려,단기명으로 서열을 분명히 정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대표측의 거듭된 희망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최고위원들은 『이미 2월 전당대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3월대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측은 이같은 다양한 이견들이 최고위원 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한꺼번에 표출돼서는 조정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일부러 각 최고위원들과 물밑접촉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샅바싸움」에서부터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표경선에는 이 대표를 선두로 김상현 최고위원이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고 조세형·김원기·김영배·정대철 최고위원 등이 추이를 봐가며 가세할 태세이다.
최고위원 경선에도 김상현 조세형 김원기 김영배 정대철 김정길 박영숙 이부영 현 최고위원외에도 신민계의 허경만 국회 부의장 한광옥총장 신순범 유준상 김봉호의원 등과 민주계의 조순형의원과 이철총무 장기욱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노무현 전 의원도 강력한 도전의사를 펴고 있으나 박영숙 이부영 최고위원 등과 함께 민주개혁 정치모임에 속한 관계로 이 모임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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