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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호텔 객실잡기 “하늘의 별따기”/개방정책에 외국인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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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호텔 객실잡기 “하늘의 별따기”/개방정책에 외국인 밀물

입력
199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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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하노이등 시설 갖춘곳 절대 부족/외국투자가 호텔업 군침… 앞다퉈 참여【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베트남의 산업심장부인 호치민시에 묵을만한 호텔방이 부족해 난리다. 이미 몇달전에 예약하지 않은 외국 비즈니스맨이나 관광객들은 묵을 호텔방을 찾아 이 호텔 저 호텔로 전전하고 있다. 지난 2년동안 경제 개방화에 힘입어 호텔 객실이 배로 늘어나긴 했으나 밀려드는 외국인들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호치민시에 국제적 기준에 그런대로 부합되는 호텔 객실수는 3천여개에 불과한데 매주 외국인 관광객은 5천명을 넘고 있어 호텔방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최근 미 행정부가 곧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외국기업인들의 발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호텔 부족현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신사복을 단정하게 입은 비즈니스맨들은 하루 숙박료가 1백달러 이상씩 하는 시설이 괜찮은 호텔에 묵기를 원하지만 오래전에 예약해두지 않으면 하룻밤에 20∼30달러하는 「미니호텔」 「게스트 하우스」로 불리는 여인숙에 투숙할 수 밖에 없다. 이곳에는 통신시설 목욕탕 식당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무척 불편하다.

입국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해외거주 베트남인의 대부분은 숙박료를 아끼기 위해 친척 또는 친지집에 머물고 있는데도 호텔방이 부족한 것이다. 아직 발전이 덜된 수도 하노이의 경우는 더 심하다. 여러 목적으로 하노이를 찾는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국제적 기준에 맞는 호텔방은 겨우 5백개 정도다. 이 호텔방을 잡지 못한 수천명의 관광객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기 수도 에어컨 시설도 없는 여관 모텔 뿐 아니라 개인집에서까지 묵고 있다.

호텔 부족현상은 개방화와 함께 세계 각 항공사가 앞다투어 베트남에 취항,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바람에 더욱 심화되고 있다. 3년전만해도 베트남에는 프랑스·구 소련의 아에로플로트·태국·필리핀항공 등 극소수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루프트한자·중국민항·에바 에어·대한항공·홍콩의 케세이 퍼시픽·인도네시아의 가루다·말레이시아 항공·싱가포르 항공·호주의 퀀터스 등 각국 항공사의 대형 점보기가 호치민시 탄손 누트공항의 활주로를 메우고 있다.

관광객의 갑작스런 유입으로 이미 호텔 서비스산업은 유망업종으로 부상,외국투자가의 군침을 자극한지 오래다.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 등 대도시 뿐 아니라 다낭 후에 나트랑 간토 등 관광유적·휴양지인 소도시에도 호텔건축 및 개수붐이 일고 있다. 이같은 여파로 인해 가옥 땅 등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외국투자가들도 앞다투어 호텔산업에 뛰어들어 전체 호텔 객실의 40%가 외국의 지분이다. 호치민시의 기존 고급 호텔인 사이공 플로팅 렉스 컨티넨탈 카라벨 머제스틱호텔 등은 옛 이름을 되찾아 개수단장됐고 센추리사이공(홍콩) 노르펄크(호주) 사이공 스타(홍콩) 시저(대만) 인터내셔널(홍콩)호텔 등은 외국자본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하노이에는 단 하나 오래된 메트로폴호텔만이 프랑스 회사의 지분으로 개수,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까지 나간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호텔 건립허가는 모두 1백여건을 이르고 있으나 약 30건만이 공사에 착수됐고 20여건은 시작단계에 있다. 베트남 당국은 오는 95년까지 호텔 객실수를 7천개로 늘리는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호텔산업은 베트남 거주 중국인들의 컨설턴트에 힘입어 홍콩 기업인들이 선점하고 있는데 최근 프랑스 호주 한국 일본 싱가포르 기업들도 달려들고 있다.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조치가 곧 해제돼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미 참전용사들의 베트남 방문러시는 베트남 관광산업의 전도를 밝게 하고 있으나 그들이 묵을 호텔부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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