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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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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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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시대를 여는 새해의 첫 일과가 시작되는 날이다. 누구나 지난 상처가 깊을수록 쾌유에의 기원도 간절한 법이어서 93년 새 일력의 빈칸을 메워가는 모두의 가슴은 기대로 설레게 마련이다. 새해를 열면서 대통령당선자가 다짐한 「윗물맑기의 과감한 개혁」과 「신명속의 재도약」이 새해 덕담으로만 끝나지 않고 기필코 성사되길 고대하는 마음이 앞선다. ◆과거 서울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이 지도자의 지침중 하나로 「지도자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왜 그것을 하고 있으며,왜 그것이 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널리 알리고 이끌어야 한다」고 권고한바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일찍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다짐했던 당선자가 마침 닭해를 맞아 새 시대의 도래를 서둘러 알리는게 우연스럽지만은 않다. ◆새해에 들어설 김영삼정권을 놓고 어떻게 부를지 설왕설래하는 모양이다. 「6공2기」라고 부르는게 타당하다는 어느 헌법학자의 주장이 나왔는가 하면 당선자 본인은 「6공2기가 아닌 사실상의 2공정부」라고 불리기를 고대할 정도로 개혁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게 마련이라는 교훈도 있다. 우리 사회의 부패와 부조리의 골은 깊다. 또한 탈이념의 세계가 도래하면서 정치력도 그 한계가 차츰 노출되고 있는게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치력의 사양과 함께 등장하고 있는게 바로 「피플파워」라고 하지 않는가. 결국 6공2기가 될지 2공이 될지,아니면 7공이 될지는 누구 한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메워갈 앞으로의 일상에서 차츰 드러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지도자에 대한 주문이 홍수를 이루는가 하면 국민적 고통분담도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주의 새벽에 이어 개혁과 재창조의 새벽을 함께 열 올 닭해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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