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호 대상자인 8순의 쌍둥이 할머니 자매가 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함께 목숨을 끊었다.구랍 29일 상오 11시께 서울 구로구 구로4동 764의10 황진백씨(50)집 3평짜리 단칸 전셋방에서 권경옥·경숙 할머니 자매(81)가 각각 해열제 50알씩을 먹고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이웃에 사는 이정심씨(44·여)가 발견했다.
이씨에 의하면 같은 교회에 다니는 권씨 할머니 자매에게 연말을 맞아 쇠고기 2근을 들고 찾아가 보니 방바닥에 뚜껑이 열린 약병이 놓여 있었고 두 할머니가 입에 거품을 물고 누워 신음중이었다는 것.
두 할머니는 인근 시립보라매 병원과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동생 경숙씨는 29일 하오 1시께,경옥씨는 31일 상오 1시께 각각 숨졌다.
권씨 자매는 방안에 남긴 유서에서 『그동안 우리 두자매를 보호 해준 은혜를 못갚고 그냥 갑니다. 장례를 잘 부탁드리며 옷장에는 2만3천5백원이 있습니다』고 적어 높았다.
이들은 1종 생활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매달 생계비 8만원,쌀20㎏,보리쌀 5㎏을 관할 동사무소로부터 지급받아 어렵게 생활해 왔다.
권씨 자매는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났으며 특히 경옥씨는 경성 여자미술학교와 경성 보육학교를 나온 인텔리로 지난 88년엔 공구,천구,희구 등 한국 고유의 구기경기 7종목을 새롭게 고안,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웃주민들에 의하면 권씨자매는 돌봐줄 친척이 없어 평소 『세상 살이가 외로워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으며 91년 4월 함께 극약을 먹고 동반자살을 기도하는 등 지금까지 5∼6차례 음독자살하려 했었다.
경옥 할머니는 7년전 사별한 남편과의 사이에 외동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89년부터 자녀가 없이 남편과 별거중인 경숙씨와 함께 현재의 3백만원 전셋방에서 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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