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통일성취시대/21세기를 향해 뛰자(한국일보 신년특집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통일성취시대/21세기를 향해 뛰자(한국일보 신년특집Ⅱ)

입력
1993.01.01 00:00
0 0

◎「하나의 한반도」… 4강 이해가 “변수”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변 4강의 이해관계는 한반도 통일의 중요한 변수다. 이들 4강국이 한반도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지않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통일외교의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통일추진 과정에서 유연하고 기민한 외교역량을 발휘해 외적인 장애요인을 제거하고 통일을 성취했다. 물론 여기에는 동서화해·구 소련의 개방정책·유럽통합 움직임 등 국제적 추세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국제추세를 잘 활용해 국제적인 통일환경을 조성해낸 것은 독일통일 외교의 승리였다. 그동안 우리정부가 추진해온 북방정책도 한반도 통일의 외적 장애요인을 제거하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개발 의혹과 체제의 폐쇄성은 주변 4강의 대 한반도 이해관계와 얽히면서 통일전망을 흐리게 하고있다. 미·일·중·러는 모두 한반도내의 긴장완화 및 남북관계 진전 대화를 통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책에서는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기초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환경 조성을 위한 통일외교의 재정립은 이들 4강의 대한반도 인식 및 정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다.

◎미국/군사전략적 이익 확보 관심

미국의 아태지역 전략기조는 미국과 역내국간의 기존 쌍무적 안보동맹관계 강화와 전진배치 군사력을 유지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있다.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도 이같은 정책기조에 바탕해 한미간 쌍무적 안보동맹관계 유지와 적정규모의 주한미군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반도의 분단은 동북아 지역 깊숙한 곳에 미군을 전진배치 시키고 한미안보 동맹을 통해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전략을 전개하는데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다. 미국은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이러한 군사전략적 이익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에 입각해 한반도통일 문제를 바라보게 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한반도 통일후 주한미군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주한미군 철수후 초래될 힘의 공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주변국가들에 형성되고 있음을 감안,한반도 통일후에도 역내 세력균형자로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가능해지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일부에서는 장차 동북아 지역에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배후인 한반도에 미군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되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핵무기 개발저지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클린턴정부도 여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클린턴정부 출범후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의 조건으로 핵문제 해결과 함께 인권문제를 강조하고 나설경우 남북관계는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같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문제 등과 인권문제를 적절히 활용,남북관계 진전속도와 형태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현상유지」속 대북 개방압력

중국은 한중수교로 동북아지역의 균형유지에 자국의 역할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한국으로부터 경제개발에 필요한 기술이전과 투자 및 시장제공을 기대할 수 있게됐다. 이에따라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종전에 비해 소원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이 지니고 있는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북한과의 유대관계를 지속시켜 나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8월 서명한 한중 국교정상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이 한국주도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는 선언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중국은 북한이 고립된 상태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은 역내 세력균형 변화를 초래해 중국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도 당분간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강력히 지지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은 북한이 유일한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는 우방임을 감안할 때 북한체제의 보장에 강력한 이해관계를 갖고있다.

따라서 중국은 주변 4강국의 교차승인을 통해 북한의 체제유지가 보다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국제적 환경조성에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중국은 북한에 대해 핵무기개발 중단과 개혁 개방정책을 추진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급격한 정세변화는 불원/“외교적가치” 북 포기 안해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 및 체제개혁의 유리한 외적 환경조성에 목표를 둬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의 대 한반도정책도 이같은 기조에 따르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역내 안정을 위해 긴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11월 옐친 대통령의 방한시 한·러 기본관계 조약에 서명했으며 옐친 대통령은 유사시 한반도 사태에 러시아의 자동개입을 규정한 「조·러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의 수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러시아가 북한을 포기하고 한국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게 되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야 한·러 관계는 법적으로 북·러 관계와 동등해졌을 뿐이다.

군사 및 외교적 가치를 고려할 때 러시아가 북한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러시아의 외교관계자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러 관계강화와는 관계없이 러시아와 북한관계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통일과정 및 통일 이후의 한반도가 동북아질서 및 러시아의 전략구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갑작스런 한반도정세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러시아로서는 한반도 정세의 현상유지에 훨씬 집착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러시아 일각에서는 남북한 경제적 격차로 멀지않은 장래에 한국의 주도에 의한 한반도 통일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이에 대비한 한반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통일한국은 잠재적위협”/세력팽창에 「걸림돌」 우려

일본은 통일한국이 경제적 전략적 측면에서 일본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일본은 현재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군사적 역할을 증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있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장차 미국의 역할감소로 초래될 힘의 공백에 대비,중국을 견제하면서 패권쟁패를 노리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이 동북아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데 있어 한반도 정세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한중수교와 한·러 협력관계의 강화에 대해 일본이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려와 경계를 표시했던 것은 일본의 대 한반도 이해관계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일본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한 한국의 북방정책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국의 정치력 확대에 견제요인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한국 및 미국과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일본도 북한의 핵문제가 동북아 안정에 중대한 위협요인이 된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나아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통해 한반도로부터의 잠재적인 핵위협을 제거하겠다는 의도도 있을것으로 보인다.<이계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