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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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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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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선정한 92년도 국내외 10대 뉴스를 가려보면 세계와 한국의 한해 명암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본디 뉴스의 비중은 시각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는 성질이니 들쭉날쭉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흐름이 어떻게 굽이치고 소용돌이 쳤던가는 짚어보기가 쉽다. 똑같은 10대 뉴스라도 사람에 따라 순위 매김이 다를 수 있음은 당연하다. ◆올해 변화의 핵심은 역시 정치다. 유일 강대국으로 남은 미국은 정권교체를 이룩,새 대통령으로 클린턴을 뽑았다. 선거전의 초점은 경제불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문민시대를 연다는 대의 명분도 부각되었으나,선거운동기간의 쟁점은 역시 경제침체였음은 흥미롭다면 흥미로운 일이다. 클린턴은 강한 미국,김영삼당선자는 신한국을 주창한 것도 어느 일면에선 비슷하다. ◆당선자들의 환한 웃음과는 대조적으로 세계와 국내의 찌든 단면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민권과 자유의나라 미국에서 발생한 흑인폭동의 악몽은 좀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유럽에선 이상기류가 흐른다. 민족분쟁과 극우의 인종차별이 격화되어 간다. 보스니아의 유혈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 총성이 멎을지 아득하다. ◆변화와 혼돈의 진통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시대의 정신적 빈곤과 방황을 나타내는 징후가 거듭된다. 그 단적인 실례가 「휴거소동」이다. 이것을 단순히 종교의 측면에서만 파악할 수 없다는게 공통된 인식이다. 비록 극소이긴 하나 시한부 종말론이 기세를 울릴 수 있는 사회풍토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말하자면 정신의 구심력을 상실한 것이다. ◆세상살이에 명과 암은 언제나 뒤엉켜서 우리를 기쁘게 하고 슬프게도 만든다. 그 강도가 변화의 시기나 전환기엔 더욱 그러하다. 어두운 측면을 줄이는 일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 달렸다. 무엇을 향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뜻에서 10대 뉴스가 시사하는 바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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