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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제약업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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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제약업계(사설)

입력
199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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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개방화 물결을 타고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안에선 재벌기업들이 확장의 문어발을 넓혀 기존업계를 위협한다. 우리 제약업계가 맞이하고 있는 「내우외환」의 모습인데,이들의 호소는 나날이 위축되고 소멸해가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기존 제약업계가 특히 공포에 가까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재벌기업의 제약사업 참여다. 막대한 자금과 탄탄한 인력 및 기술로 국내시장을 파고들어 중소제약 업체로서는 그 힘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벌기업들은 중소업체의 복사제품과 유사제품을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덤핑판매 규제와 인력 스카우트를 막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재벌기업측은 대기업의 제약사업 진출이 국제경쟁력의 강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제약은 첨단 정밀화학산업으로 국민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힘있는 기업이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제약업계가 바로 이 점을 들어 제기하고 있는 역할분담론은 유의할만한 대안이다. 재벌기업은 신약개발과 원료합성을 통해 수출에 주력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원료 의약품의 국산화를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국내 제약업계의 시장은 연간 4조원 규모,업체수는 3백40여개소나 된다. 재벌기업의 가세로 타격을 입을 소지는 충분하다.

일본의 경우를 굳이 본받지 않더라도 제약업계의 교통정리는 시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의 질서유지,기술향상과 개발,해외업체와의 경쟁력 강화,그리고 중소기업의 생존보장을 위한 적절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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