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행위 순수하게 이해를”/임양/피곤한듯 외부인 접촉피해/문신부임수경양(24) 문규현신부(43)가 특별가석방되고 문익환목사(74)의 감형조치가 취해진 24일 가족들은 최고의 성탄절 선물이라고 반기며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이제 임양 등의 방북행위가 순수한 것으로 이해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양 등은 89년8월 구속된지 3년4개월 만에 가족들과 감격의 상봉을 하고 성당에 찾아가 성탄미사를 드리며 자유를 실감했다.
▷임양·문 신부◁
이날 하오 5시15분께 충북 청주시 미평동 청주여자교도소를 나온 임양은 사직동 천주교회에 들렀다가 개인택시로 서울에 도착,아버지 임판호씨(60) 오빠 용훈(31) 등 가족과 함께 명동성당에서 자정 성탄미사를 드렸다.
임양은 하오 10시께 서울 종로구 평창동 269의25 자택에 도착,대문앞에서 기다리던 아버지 임씨의 품에 안겨 『많이 기다리셨지요. 차가 너무 밀려 늦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뒤 조카 하나양(3)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 김정은씨(57)는 임양이 거실문을 들어서자 『임수경,아이고 내딸아.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며 임양을 끌어안고 주저앉은 채 눈물을 흘렸다.
임양은 곧 차분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친지·대학동료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임양은 『기쁜 성탄절이 될 것 같으나 아직도 감옥에 남아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감옥에 있는 동안 국내외적으로 너무 많은 것이 변해 혼란스럽지만 차근차근 배워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임양은 『수감중 3명 이상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없어 고독감을 가장 견디기 힘들었으며 수감생활이 결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었고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그러나 사색과 독서를 통해 정치와 사회에 대한 인식의 폭이 넓어지면서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임양은 내년 3월에 4학년2학기에 복학,남은 학업을 마친뒤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밝혔다.
임양은 가족들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은뒤 하오 11시께 가족과 함께 명동성당으로 가 자정미사를 드렸다.
【청주=한덕동기자】 임수경양은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출감,마중나온 천주교 청주교구청 부교구장 이한구신부(55)와 사직동 천주교회 이현로신부(37) 및 취재진에게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뒤 『빨리 서울에 가 어머니와 함께 성탄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다소 상기된 표정에 파란색 티셔츠와 흰색 면바지 흰운동화 차림인 임양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교도소측이 방해하자 한때 『안 나가겠다』며 교도소로 도로 들어가 현관 계단에 앉기도 했으나 이 신부의 승용차편으로 사직동 천주교회에 도착,신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사제관으로 들어가 전화로 부모에게 출감소식을 알렸다.
임양은 이어 하오 6시20분께 개인택시를 대절,서울로 출발했다. ▷문 목사 집◁
형집행정지로 풀려났으나 지난해 6월 강경대군 장례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다 청주교도소에 재수감된 문익환목사의 서울 도봉구 수유2동 집에서는 부인 박용길씨(73)가 성탄절 전야 예배를 위해 인근 한빛교회에 가려다 감형소식을 듣고 반기면서도 『떳덧한 행동을 했는데 석방도 아닌 감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공주=최정복기자】 하오 5시10분께 공주교도소서 출감한 문규현신부는 공주 중동성당 김영환신부(70) 등 마중나온 4명과 함께 중동성당에 승용차편으로 도착,20여분간 기도·묵상한뒤 신부 수녀들과 저녁식사를 했으나 피곤한 듯 외부인과의 접촉은 피했다.
문 신부는 익산에서 온 형 문정현신부(52)와 만나 하오 7시40분께 익산 금마성당으로 떠났다.
문 신부는 『고생 많았다』고 인사하는 신부 수녀들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관련단체◁
종로구 창신2동 민가협사무실에선 회장 김정숙씨(임종석씨 어머니) 등 회원 6명이 하오 5시께 임수경양의 어머니 김정은씨로부터 전화로 임양의 석방 소식을 전해듣고 기쁨을 나누었다.
회장 김씨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문익환목사 등 1천여명의 양심수가 아직도 차가운 감방에서 고생하고 있는게 안타깝다』며 『전국연합·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등과 협의,곧 환영식을 열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공동대표 김승훈신부)은 『때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석방돼 다행』이라며 『통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 문규현신부가 한일이 정당한 것으로 이해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하오 6시께 사제단 간사 최경욱씨 등 3명을 문 신부와 임양을 맞이하러 파견했으며 전국교구 대표신부들에게 석방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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