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들어 가장 큰 추위가 닥친 2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이효재)회원과 정신대출신할머니 등 1백여명이 모여 「수요집회」를 벌였다.정신대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진상규명 및 배상을 요구하며 지난 1월8일부터 매주 수요일 정오마다 어김없이 대사관을 찾아온 이들은 이날로 50회째 시위를 벌였다.
영하10도의 칼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정신대할머니들은 『식민지역사 정정하라』 『정신대만행 진상규명하라』라고 쓰인 피켓 등을 든 채 철통같이 잠긴 대사관 철문을 향해 한에 서린 구호를 외쳤다.
『정신대만행을 축소·은폐말라』 『일본정부의 적십자사를 통한 정신대할머니 생활기금 마련 거부한다』 『한국정부는 정신대문제 해결에 앞장서라』
1936년 경남 의령군 대의면 고향에서 정신대로 끌려가 3년간 중국 상해 남경 등지에서 고초를 겪고 병든 몸으로 겨우 살아온 김순덕할머니(73)는 『이곳에 올때마다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심장이 터질것 같아 진정제를 먹고 나온다』며 『일본군놈들에게 노리개감으로 학대 당하다 죽어간 정신대원의 원혼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가슴을 쳤다.
정신대할머니의 수요시위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처음에는 국내외 기자들도 몰려 들고 일본 비자발급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관심있게 지켜 보았으나 이제는 할머니와 전경들만 대치했다 흩어진다.
다행히 지난 1일 사회 각계 인사로 정신대할머니 생활기금모금운동 본부가 발족했지만 기금은 미미한 액수다.
혹한도 제지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한 맺힌 절규 앞에 일본은 언제까지 귀를 막고 있을 것인가.<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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