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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당선자 부친 김홍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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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당선자 부친 김홍조옹

입력
199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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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첫 통화서 아들에 “청렴” 주문/멸치어장 경영… 정치자금 지원김영삼 대통령당선자가 영욕의 40년 정치역정을 헤쳐나온 과정에서 그의 부친 김홍조옹은 「정신적 지주」이자 「삶의 스승」으로 한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김 당선자의 인격형성에 부친 김옹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그 역할은 하루도 거른적 없다는 부자의 아침전화를 통해 계속돼오고 있다.

때문에 19일 아침 마산에서 아들의 당선소식을 접한 김옹의 감개는 어느 누구와도 비할 바가 아니다. 『국민들앞에 맹세한대로 무엇보다 깨끗하고 정직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어…』 김옹이 「대통령아들」에게 주문한 첫마디는 자신의 인생철학으로 지켜온 「청렴」이었다.

가업으로 물려받은 멸치잡이 외길을 걸어오면서 40년 이상 묵묵히 아들을 뒷바라지해온 김옹은 평소 성격과 달리 이날 만큼은 감회를 억누르기 어려운듯 했다. 『우째 안 기쁘겠노. 이번에는 영샘(영삼)이가 여당도 야당도 아니라서 당선이 힘들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 도우신 것 같다』며 소감을 토로한 김옹은 『전국적으로 고른 표가 나오긴 했지만 광주·전남에서 10%도 못 얻은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옹은 또 『선거막판에 부산에서 터진 기관장 모임사건 때문에 크게 걱정했다』며 『영샘이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거들(기관장)끼리 그래놓고…』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옹은 이어 『영샘이가 79년 신민당 총재직을 정지당하고 의원직이 제명됐을 때와 83년 민주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을 벌였을 때 말할 수 없이 애간장을 태웠다』고 회고했다. 앞으로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영샘이는 정치인이니까 정치를 잘 하면 되고 내는 고기잡는 사람인 만큼 앞으로도 여기에서 어장일을 돌보며 여생을 보낼 것』이라며 『나를 청와대에 모셔가려고 해도 가지 않겠다』고 「이들의 몫」과 「아버지의 몫」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옹은 『마산의 친구들이 요즘도 「아들한테 돈을 안쏟아 부었으면 거제도섬 전체를 사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농담한다』며 스스로 아들의 정치자금줄이었음을 숨기지 않으며 『앞으로도 아들에게는 계속 멸치를 잡아 돈을 보태주겠다』고 웃는다.

역대 대통령당선자중 부친이 생존해있는 경우는 김옹이 처음인데 김옹은 『현재 의창군 구산면과 거제도 장목면의 두군데에 어장과 8척의 어선을 갖고 있으며 인부는 모두 50명 정도』라고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기도 했다.<마산=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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