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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촌야도」·「지역주의」 둔화될듯/역대대선 표방향·14대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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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촌야도」·「지역주의」 둔화될듯/역대대선 표방향·14대특성

입력
1992.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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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농촌몰표로 박정희씨 당선/13대 1노3김 각축… 지방색 극에/14대는 20∼30대 젊은표 새 변수14대 대통령선거의 표는 어떤 경향을 보일 것인가.

「선거는 이변」이라는 말이 있듯,표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각종 선거에서 돌발변수에 의해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이번 대선은 야당정치를 이끌어 오던 양김씨가 사실상 여야로 갈리고,한국최대 기업을 키운 재벌이 또다른 한 축을 차지한 채 벌이는 대혼전이기 때문에 명확한 진단이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던 「여촌야도」 「표의 동서현상」 「사표기피」 등의 특징은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역대대선중 직선으로 치러진 대선은 2,3,4,5,6,7,13대로 일반적으로 2∼6대에는 여촌야도가 두드러졌고,7대와 13대는 표의 동서현상이 극심했다.

여촌야도현상은 지금도 정설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박정희­윤보선 후보간의 대결인 5,6대에 두드러졌다. 15만표라는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렸던 5대때 윤 후보는 서울에서 80만표,경기에서 66만표를 얻어 서울 37만표 경기 38만표의 박 후보를 압도했었다. 하지만 경남북·전남북 등의 농촌지역에서는 박 후보에게 몰표가 가는 바람에 박정희시대가 열리게 됐다. 그 당시 윤 후보는 서울외에도 인천에서 11만대 4만,광주에서 6만7천대 4만3천,대전에서 6만5천대 3만4천 등으로 대도시에서 박 후보를 앞서 여촌야도를 입증했다.

6대때도 약해지기는 했지만 도시지역의 야당바람은 계속됐다. 그러나 승패는 「지역주의」 투표성향에 의해 좌우됐다. 부산·경남북 지역에서 박 후보가 윤 후보득표의 2∼3배를 획득,서울·경기·충남·전남북에서 근소하게 앞선 윤 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다. 즉 윤 후보의 고향인 충남은 양 후보간의 차가 1만5천여표에 불과한 반면 경남북은 무려 91만여표의 차로 박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 지역성이 서서히 노정되기 시작했다.

6대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지역주의는 7대(71.4)때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선거 결과를 보면,박정희후보대 김대중후보의 득표는 경북 1백33만대41만,경남 89만대 31만,전남 48만대 87만,전북 31만대 91만으로 대비돼 표의 지역주의가 확연했다. 서울에서는 김 후보가 1백20여만표를 득표,80여만표의 박 후보를 앞서 서울이 전통적으로 야당 우세지역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당시 공화당은 3선개헌의 정치적 부담을 지역주의로 희석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했고 신민당도 이에맞서 유사한 대응을 하는 바람에 한국정치사는 지역감정으로 얼룩지게 됐다.

13대때는 표의 지역화현상이 가장 극심했다. 경북의 노태우,경남의 김영삼,호남의 김대중,충청도의 김종필로 갈려 표는 지역감정에 따라 춤을 췄다. 선거결과 4후보 모두가 자기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전통적으로 야당우세 지역인 서울이 양 김씨의 후보단일화 실패,지역감정 성향에 반발,노 후보와 김대중 후보가 대등한 득표결과를 보인것도 특징중의 하나다. 또한가지 특징은 불과 36%라는 사상 최저득표로 노 후보가 집권했다는 것이다. 이는 4.26총선의 여소야대에 대한 에고지표였으며 결과적으로 3당통합의 원인이 됐다.

여촌야도와 지역패권주의가 역대대선의 큰 흐름이라면,「사표기피」현상은 부차적이기는 하지만 일관된 흐름중 하나이다. 5,6,7대때 3위부터는 1∼4%의 득표만을 얻어 「될사람 밀어주기」경향이 강했다. 5대때 3위인 「추풍회」의 오재영후보는 4.1%,4위 하영태후보는 2.2%를 각각 득표했고 6대때는 3위인 통한당의 오재영후보가 2.4%,5위 민중당의 김준연후보가 2.2%를 획득했다. 7대때는 3위인 진복지녹기 후보가 1%,국민당의 박기출 후보가 0.4%만을 얻었다.

이같은 역대선거의 특성이 이번 대선에서는 다소 둔화되리라는 견해가 많다. 여전히 지역주의가 표의 흐름을 좌우하겠지만 13대처럼 지역주의 성향이 극단적으로 표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그러나 이에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그같은 조짐이 표면상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역에 따라 후보별로 우열이 판이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는 영·호남에서 표가 극단적으로 쏠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따. 다만 충청·강원·경기가 그야말로 중립적 성향을 띠고 있어 지역패권주의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여촌야도도 일부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대총선에 나타났듯이 「농촌은 여당표」라는 등식이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 여전히 농촌지역이 친여성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과거처럼 현격한 격차는 드러나고 있지 않다. 이는 농정실패·UR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전통적인 특징과는 달리 14대 대선의 주된 특징은 20∼30대 유권자의 대거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총 유권자 2천9백50만명중 57%가 20∼30대이고 20대와 30대전반(30∼34)만하더라도 45%나 된다. 만약 투표율이 85%정도일 경우 이들 젊은층의 투표율 역시 8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4대 총선당시 20대와 30대 전반의 투표율 56.8%,61.2%보다 20%가량 증가됨을 의미한다. 이 경우 14대 총선보다 4백50만명의 20,30대가 더 투표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 표의 향방이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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