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서 집권해야 국정 혼란없어/민자/정통성있는 「진정한 정권」 수립 필요/민주/「양김」청산통해 갈등없는 정치실현/국민14대 대선에 나선 대통령후보들은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한결같이 안정과 화합,변화와 개혁을 집권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나라 안팎의 시대적 과제로 부각된 4가지 가치를 상호 모순없이 구현하는데 각각 자신들이 최적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각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이나 기반이 크게 다른 만큼 이같은 시대적 과제들을 강조하는 방식과 논리는 확연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차별성은 「신한국 창조」(김영삼) 「정권교체」(김대중) 「양김시대 종식」(정주영)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번 대선에서 「신한국 창조」의 기치아래 구체적 방법론으로 「변화와 개혁」을 내걸며 안정론에 접목시키고 있다.
김영삼후보는 유세 때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 침체 등 문제점을 「한국병」으로 진단한뒤 『과감한 개혁으로 한국병을 고치겠다』고 역설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민자당이 말하는 정치적 안정은 한마디로 풍부한 인적자원과 국정운영 경험,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에서 대통령이 나와야만 정부와 국회가 호흡을 같이 하며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김 후보는 또 개혁정책을 펴자면 국회에서 각종 법안을 통과시켜주어야 하는데 집권당이 의석 과반수에 못미치면 이게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국회의석의 3분의 1이 못되거나(민주당) 10분의 1을 겨우 넘긴(국민당) 정당이 집권할 경우에는 개혁을 위한 정치적 안정의 토대가 마련될 수 없고 오히려 국정은 혼란을 빚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 시점에서 우리 정치의 최대과제는 정권교체를 통한 안정과 번영이며 민주당의 집권만이 정권교체의 진정한 의미에 부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바꿉시다」는 민주당의 선거구호는 바로 이같은 주장을 요약한 것이다.
우리 정치의 최대문제는 40여년간 정권이 「고인물상태」를 벗지 못했으며 그 결과 안일과 무사,부정부패 등이 만연하고 정치지도자들의 국민 경시풍조가 가속화했는데 「변화」만이 이같은 악순환을 끊고 「국민의 뜻에 의한」 정치를 회복시켜준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겨우 오랜 야당생활 경력이 있다고 하나 이미 3당 통합으로 정통성을 잃었고 군사통치세력과 영합한 만큼 그의 집권은 기존 지배세력의 「옷갈아입기」일 뿐 정권교체의 의미와는 동떨어진다는게 민주당의 논리.
민주당은 또 정치안정의 최대요소는 국민의 지지여부일 뿐 의회 다수당 여부가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변화와 혼란,안정과 정체를 혼동해선 안된다』는 주장으로 민자당의 안정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자신의 집권논리로 ▲양김 청산 및 정계개편을 통한 정치안정 ▲세계적 기업인으로서의 경륜을 바탕으로한 경제대국 건설 및 경제안정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특히 자신의 경제정책이 지나친 「성장위주」라는 비판에 대해 『진정한 경제안정은 경제발전을 통한 부의 공평한 분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논리로 반박하고 있다.
이와관련,정 후보는 우선 『양김구도야말로 지역갈등을 심화시키고 장기 소모적 전쟁을 일상화시켜 사회불안과 불신이 극에 달하도록 한 원인』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이러한 구시대의 낡은 양김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는 길이 곧 안정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정 후보는 특히 「원내 다수당이 정권을 잡아야 나라가 안정될 수 있다」는 민자당 주장에 대해 『양김의 썩은 정치를 그대로 두는게 안정이냐』고 반문하면서 『내가 집권하면 양김은 몰락하고 그 밑에 있던 인재들이 국민당으로 몰려들어 원내 과반수는 문제없다』고 호언하고 있다.<홍윤오기자>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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