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다수당 집권 당위성 중점 부각/김영삼/“변절자에게 국민의 위력 보여줘야”/김대중/관권·정치자금 문제들며 YS 맹공/정주영▷김영삼후보◁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14일 서울에서 첫 분할유세를 갖고 7백50만 유권자가 밀집된 최대 승부처인 서울지역 공략에 주력.
김 후보는 이날 하루동안 구로 강서 양천 등 서울 남서부지역 유세를 시작으로 중구 종로 용산 등 도심권을 관통한데 이어 북동부지역인 도봉 노원 성북을 차례로 공략하는 등 서울의 부동표 흡수에 역점.
김 후보는 또 유세를 전후해 지하철 4호선을 이용,남대문시장을 방문하는가 하면 중구 오장동 함흥냉면집에서 시민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자신의 서민적 이미지 부각을 위해 다각적인 유권자 접촉에 진력.
이와함께 성균관과 조계사를 잇달아 방문,종교분야·직능단체에 대한 사실상의 마지막 득표작업을 전개.
이날 서울유세는 구단위의 분할 집회였던 만큼 여타 지방유세 보다는 적은 규모로 진행됐으나 각 유세장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중들이 빽빽히 들어차 김 후보를 열렬히 환영하는 등 진한 농도의 지지분위기.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투표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키며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연설의 초점을 맞추는 모습.
김 후보는 그러나 여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서울 유권자들의 「비판」성향을 의식한듯 최근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여온 색깔론과 금권 정치문제를 일체 거론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자세.
이날 하오 장충단공원에서 열린 중구 종로 용산지역 합동유세에는 수천명의 유세장 청중들외에도 다수의 주변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점보트론의 멀티비전 화면을 통해 중계되는 김 후보의 유세장면을 지켜보는 등 높은 관심을 표시.
김 후보는 연설에서 예의 안정론을 역설하고 『만약 소수당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정계개편이다,파벌 싸움이다 하여 극심한 혼란속에 또 몇년이 흐를 것』이라며 원내 다수당인 민자당의 집권 당위성을 중점 부각.
김 후보는 또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6공 초기 여소야대 시절 사회혼란상을 일일이 열거한뒤 『이번 대선에서 잘못된 결과가 나올 경우 우리는 과거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며 영원한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
김 후보는 이어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반드시 민자당과 이 김영삼이가 승리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김대중후보◁
김대중 민주당 후는 이날 충남 천안과 경기 안성·평택·오산에 이어 서울시내 2개 지역에서 유세를 가지며 수도권 및 중부권에서 「뉴DJ바람」 확산에 주력.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자신과 민주당에 대해 「색깔론」 공세를 취하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를 강도높게 비난.
김 후보는 연설 서두에서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이번에는 바꿔보자」란 소리가 전국에서 메아리치고 있다』고 강조한뒤 『선거는 정치를 잘못한 정권을 바꾸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
김 후보는 『김영삼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하루아침에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절했다』며 『국민을 속인 사람에게는 단 한표도 주지말고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김 민자 후보를 역공.
김 후보는 이어 『김영삼후보가 패색이 짙어지자 30년 민주동지라는 나를 용공으로 몰고 있는데 대해 절망과 비애를 금할 수 없다』며 『그는 이같은 비열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
김 후보는 또 『김영삼후보는 과거 야당시절에는 전국연합 인사들과 협력해서 민주화투쟁을 했고 이들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기도 했다』며 『자기와 협력하면 괜찮고 경쟁자와 협력하면 용공으로 모는 것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유물』이라고 주장.
김 후보는 이어 자신의 민주화투쟁 업적을 소개한뒤 『그러나 집권능력이 없다면 민주화투쟁의 「훈장」은 받을지언정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며 『나는 집권에 대비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착실히 공부해왔다』며 은근히 YS의 「자질론」을 겨냥.
김 후보는 특히 연설의 상당부분을 주택문제에 할애,『집권하면 25.7평이하의 서민아파트를 반값으로 제공하고 7년 이상 제조업체에 근무한 근로자에게 주택구입가액의 80% 까지 융자해주겠다』고 약속.
김 후보는 농촌문제에 언급,『어제 안동에서 농가빚에 몰려 자살한 농민의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국 농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새삼 피부로 확인했다』며 『집권하면 농가부채를 탕감하고 농지세·수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
김 후보는 『「너의 나라의 청년을 보라,그러면 너의 나라 장래를 알 것이다」란 말이 있다』며 『우리 젊은이들도 민주당을 선택하여 32년 장기집권을 종식시키고 대화합과 변화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호소.<천안=김광덕기자>천안=김광덕기자>
▷정주영후보◁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이날 경북 영덕·경주에 이어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아성인 부산에서 대규모 유세를 갖고 적진에서의 마지막 바람몰이에 총력. 정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김영삼 민자 후보의 두터운 지지기반을 의식한듯 관권선거 사례 등을 집중 부각시키며 「YS 흠집내기」에 주력.
이날 유세에는 김복동·김용환·박철언 최고위원 등 합당인사들을 비롯,정몽준·정주일의원 등 소속의원들이 대거 참석한데다 이날 정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합당을 공식 선언한 이종찬 공동대표도 공식 유세에 나서 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등 상승분위기.
부산 사직운동장에서 열린 유세에는 주말부터 몰아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방한복 차림의 인파들이 가득 몰려 합당이후 국민당으로 쏠린 유권자들의 관심과 만만치 않은 바닥판세를 반영.
주최측은 최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김 민자 후보 유세 때보다 더많은 청중(주최측 주장 30만명)이 참석한 성황이라며 희색이 만면.
정 후보는 『중소기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연쇄적으로 도산해가는 부도사태의 심각성을 결코 알 수 없다』면서 『석달전 김 민자 후보에게 초당적 중소기업 대책마련을 촉구했더니 대선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하더라』고 구체적 사례로 김 민자 후보를 공격.
정 후보는 이어 『부산이 전국에서 중소기업 부도가 가장 많은 도시』라면서 『자신의 아성이라는 도시가 처한 위기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람을 지지할 수가 있느냐』고 거듭 공세.
정 후보는 민자·민주 양당 후보의 정치자금 문제에 언급,『나는 20년간 중소기업하면서도 10억원 벌기가 어려웠는데 정치하면서 30∼40억원씩 벌었던 사람들이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대통령이 되면 돈을 벌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재산공개를 한 모양인데 그러면 청와대는 돈버는 곳이란 얘기냐』고 양김을 싸잡아 성토.
정 후보는 연설 말미에서 『선거막판 민자당의 흑색선전 등 책략에 속아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부산 시민들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입장에서 경제를 일으킬 후보에게 깨끗한 한표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
이종찬 공동대표는 찬조연사로 나서 『민자당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까지 회유와 협박으로 검은 돈을 모으고 있다』며 민자당측을 집중 공격한뒤 『새한국당과 구 민정당에 지지를 보냈던 당원 동지 여러분들은 정 후보를 주저없이 밀어달라』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국민당으로 표를 몰아줄 것을 거듭 당부.<부산=이재열기자>부산=이재열기자>
▷박찬종후보◁
박찬종 신정당 후보는 이날 서귀포·제주 유세에서 민자 민주 국민 3당 후보를 강도높게 비난하며 부동표 흡수에 주력.
박 후보는 『망국적인 지역감정과 뇌물공화국의 주범들이 대통령후보로 나온 것 자체가 국민적 수치』라며 「양김 1정」을 무차별 공격한뒤 『탈냉전시대와 한글세대에 적합한 인물을 뽑아 새 시대를 열자』며 지지를 호소.
박 후보는 이어 『제주도를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제주도민이 중심이 된 제주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
▷백기완후보◁
무소속의 백기완후보는 이날 서산 홍성 논산 청주 등 충청지역 유세에 나서 보수정치권을 맹렬히 비난하고 진보진영의 정치적 결집을 촉구.
백 후보는 『정부와 민자당이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불법 폭력적으로 강행,지역주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려 한다』고 성토.
백 후보는 이어 『재벌주도의 파행적 지역개발로 이 지역이 재벌의 땅투기장이 됐다』고 정주영 국민당 후보를 겨냥.
백 후보는 김대중 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5·6공 수구세력,재벌과 함께 보수지배세력의 대동단결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김준형기자>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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