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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판세」 가속… 전망 불투명/이종찬후보 사퇴 대선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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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판세」 가속… 전망 불투명/이종찬후보 사퇴 대선전 파장

입력
199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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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치면 승산” 현실판단 큰 작용/“기세회복” 3파전 구도 공고화새한국당의 이종찬후보가 12일 후보를 사퇴하고 정주영 국민당 후보를 지원키로 결정함에 따라 대선 정국은 한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양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양김구도 청산을 기치로 내걸었던 정·이 후보가 힘을 합쳐 정 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움에 따라 대선 정국은 양김대 반양김의 구도로 이분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투표일을 6일 앞둔 시점에 반양김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아직 상당수에 이르는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태도를 결정할 계기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2강1약」의 판세로 평가되어왔던 대선구도는 각각의 연고지를 중심으로한 양김 후보와 중부권의 반양김 정서를 등에 업은 정 후보간의 팽팽한 3파전이라는 「정립구도」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양당이 선거막판에 극적으로 후보단일화와 합당을 이루게 된 것은 힘을 합칠 경우 승세를 굳힐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당의 경우 지난달 선거공고를 전후해 정 후보의 인기가 수직적인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현대수사」 등 일련의 정부조치로 기세가 일단 주춤하고 있다는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여기에 대구·경북 등 반DJ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정 후보에 표가 갈 경우 김대중후보가 당선될지도 모른다』는 민자당측의 논리가 유포되면서 국민당내에 일종의 「위기의식」이 대두된 것이 사실이다.

국민당은 이에 따라 「현대수사」로 침체국면에 들어선 지지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민자당의 「DJ어부지리론」을 뒤엎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필요로 하게 됐다. 즉 YS의 대세론에 대항하는 「역대세론」을 시급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국민당은 그동안 끈질기게 시도했던 박태준의원 영입작전이 사실상 무산되자 지난 9일께부터 이종찬후보와의 제휴를 적극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민당은 보안유지와 신속한 의사결정의 필요에 따라 정 후보의 최측근 및 그 대리인을 통한 「직속채널」을 가동,속전속결로 협상을 진행시켰다.

이종찬후보의 입장에서 보아도 국민당과의 제휴는 현 단계에서 최선의 선택일 수 밖에 없다는게 새한국당측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물론 이 후보는 민주당과의 제휴 또는 계속 출마도 검토했으나 현실여건상 이들 방안보다는 국민당과의 합당이 향후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듯하다.

즉 민주당과 제휴할 경우 그동안 「양김반대」를 주장해온 이 후보의 기본노선에 배치될 뿐더러 이기택 공동대표와의 역학관계 등으로 「차기」를 노리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계속출마」의 경우도 재정난 등 현실적 장애가 남아있을 뿐더러 무엇보다 대선결과 박찬종후보 등과의 득표 비교에서 자칫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음직하다.

이같은 양당의 철저한 현실인식 때문에 두 후보는 11일 심야 단독회동을 통해 극적으로 후보단일화 합의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이번 후보단일화에 따라 정 후보측은 일단 상당한 세보강의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세보강이 종반 대선전에서 정 후보의 상승각도를 어느정도 높여줄 것인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당측은 이 후보가 단독 출마하더라도 7∼10%의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산술적 계산으로도 정 후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마련됐다고 주장한다. 국민당은 특히 반양김 세력결집으로 중부권의 부동층이 대거 정 후보쪽으로 몰릴 경우 산술적 계산 이상의 「상승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측이 반양김 후보단일화라는 최종 「카드」를 종반전의 각종 이벤트에 효과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할 경우 1회성으로 끝나버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당은 두 후보의 합동 기자회견이 있게 될 14일부터 이 후보가 곧바로 정 후보의 지원연설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며 이번 「카드」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제2,제3의 연속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양당은 그러나 합당에 따른 숱한 숙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후보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엔 이 의원이 당권을 맡고 박태준의원이 총리를 맡는 등 역할분담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실패할 경우 당내 역학구조상 혼란에 빠지게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새한국당의 사전 입당파인 이자헌 김용환 박철언의원 등이 이 후보와 불편한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육사선배인 김복동의원 등의 거취 등도 현안으로 남아있어 복잡한 당내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전에 이같은 당내 문제가 표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게 국민당측의 얘기이다. 당직배분 등의 문제는 일단 뒤로 미룬뒤 모든 당력을 대선에 쏟아 반양김 성향의 표를 최대한 흡수,이를 통한 「대세론」 확산으로 3파전의 승기를 잡아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민당은 이 후보의 합류를 세몰이에 연결시켜 극심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대선전에서 극적인 반전을 시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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