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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골라낳기,두려운 결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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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골라낳기,두려운 결말(사설)

입력
199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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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증가가 급속한 상승서 완만한 상승으로 돌아서는 등 우리나라의 인구동향이 개발도상국형서 선진공업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표본조사와 잠정추계를 통해 이미 알려졌던 것인데,90년 11월1일 실시된 인구주택 총조사의 최종 집계결과에서 더욱 뚜렷하게 밝혀지고 있다.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이번 조사서는 핵가족화의 가속 등 여러부문서 인구동향의 선진화 추세로 두드러졌다. 그와 함께 아직도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했거나 종전에 비해 오히려 낙후된 현상도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가장 심가하게 우려되는 것중의 하나가 남녀 구성비의 급변이다. 인구의 남녀 구성비는 1대 1이 가장 이상적이며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남녀간의 신체조건,일상생활의 상이,평균수명의 차이 등으로 인해 남녀 구성비가 산술적으로 정확하게 1대 1이 되기는 어렵고 비슷한 균형을 유지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여자 1백명에 대한 남자의 수를 나타내는 남녀 구성비는 85년 100.2서 90년 100.7로 0.5가 늘어났다. 소수점 이하의 증감은 일견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심각한 문제는 유년인구의 남녀 구성비다. 4세까지의 유년인구 남녀 구성비는 85년 108.0서 90년 111.2로 늘어났다. 85년의 108.0도 형평을 잃은 수치이지만 5년동안 무려 3.2나 늘어 불균형이 두자리 숫자를 넘어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혼령기 처녀들의 이농이 심해 농촌 청년들이 배우자를 구하지 못한채 노총각으로 지내는 것이 농촌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남녀 구성비가 111.2로 크게 균형을 잃은 4세 이하의 유아가 성장하게 되면 농촌 총각 뿐만 아니라 도시 청년들도 배우자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들의 결혼난 시대가 밀어 닥쳐 새로운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남녀 구성비의 급변은 해묵은 남아 선호사상과 현대의학의 결탁이 빚어낸 부작용이다. 임산부의 양수검사를 통한 태아의 성판별이 가능해지자 태아를 선별 출산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남녀구성의 균형을 깨뜨리기에 이른 것이다.

태아의 성을 선별 출산하기 위한 목적의 양수 천자법 시술은 법으로 분명하게 금지된 일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인들이 국민의 남아 선호의식에 교묘하게 편승,불법적인 검사를 시술하고 있음은 무엇보다도 의사로서의 양식을 저버리는 일일 뿐 아니라 자연법과 현행법 모두를 어기는 일이다. 이같은 불법 시술의 성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남녀 불균형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 넓어지고,그 부작용과 폐해 또한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정부 당국은 강력하고 실효성있는 대응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울러 남아 선호사상을 극복하려는 국민의 의식개혁과 첨단의술을 악용하지 않으려는 의료인들의 각성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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