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업계대표 중용… 선거팀 배제/벤슨 재무장관/27세 하원진출… 워싱턴정가 정통/파네타 예산국장/증세·복지기금 축소등 과감주장/루빈 보좌관/월가 대부… 클린턴당선 일등공신【워싱턴=정일화특파원】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차기 행정부 주요 경제각료 인선을 발표함으로써 클린턴 경제호의 닻을 올렸다.
클린턴 당선자는 이날 로이드 벤슨 상원 재무위원장(71)을 재무부장관에,레온파네타 하원 예산위원장(54)을 연방예산국장에,로버트루빈 골드먼삭스사 회장(54)을 신설되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담당보좌관에,뉴욕 금융가인 로저 앨트먼(46)을 재무부 차관에 각각 지명했다.
이번 조각을 통해 읽을 수 있는 클린턴 차기행정부의 경제정책 노선은 급격한 개혁보다는 점진적 변화쪽이다. 우선 이날 발탁된 경제각료들은 한결같이 대내외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인물들이다.
특히 차기정부에서 경제팀을 대표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될 재무장관에 지명된 벤슨 재무위원장은 민주당내 진보세력에 맞서 각종 세금정책에서 기업우대를 주장해온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로 미 경제계의 적극적인 재무부장관 천거를 받아온 인물이다. 따라서 벤슨의 재무부장관 기용은 진보세력에 의한 급변상황을 우려해온 미국 경제계를 안심시키는 동시에 앞으로의 정책 전개과정에서 경제계의 흔들림없는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로버트 루빈 NEC 담당보좌관과 로저 앨트먼 재무부차관 인선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두 사람은 모두 뉴욕증권가를 비롯,금융계,실업계와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다. 이들은 선거운동 기간중 적극적으로 클린턴을 보좌하면서 경제계와 클린턴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왔으며 대통령 당선후에도 클린턴의 경제관을 뉴욕금융계에 전달해왔다.
이번 인선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여론경제시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클린턴은 학계나 관리출신보다는 의회 및 업계인물을 핵심경제팀에 기용함으로써 여론경제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같은 선택은 클린턴 선거캠페인 사단의 배제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결국 그가 선거기간중 약속한 30개항의 1백64개나 되는 공약을 액면 그대로 지키기보다 의회 및 업계 여론의 조정아래 선택적으로 정책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회와의 협력강화도 이번 인선에 담긴 클린턴 메시지다. 의회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중진의원인 벤슨과 파네타를 중용함으로써 의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각종 제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파네타 기용은 그가 재정적자 감축을 주장하는 의회내 매파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기행정부의 재정적자 감축의지 천명이란 의미도 갖는다. 경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클린터노믹스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벤슨◁
워싱턴정가에 정통한 정치가로 정평나 있다. 예산문제 뿐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세계무역협상,보건·복지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의욕적으로 활동해 왔다.
48년 27세의 나이로 연방하원에 진출,정계에 입문했다. 54년부터는 정계를 떠나 개인사업을 하다 70년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상대후보인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누르고 상원에 진출했다.
이후 초당적인 입법활동으로 명성을 얻어 경제 통상정책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으며 이를 발판으로 88년 대선에서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정부가 직접 투자규모를 늘리기보다 세제혜택을 이용,기업활기를 살려야 한다는 소위 세금인센티브주의자로 알려져있다. 국제무역에서는 원칙적으로 자유무역을 주장하나 나라에 따라서는 미 국내법을 동원해 엄한 징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올 대선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는데 이번 대선에 무소속후보로 나섰던 로스 페로도 그가 출마하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파네타◁
16년간 의정활동을 해온 변호사출신 인물로 특히 난해하고 복잡한 예산심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89년부터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아왔으며 재정적자 누적이 국가경제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정치인들이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증세주장을 펴는가 하면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 공공복지예산의 과감한 축소까지 주장했다.
▷루빈◁
뉴욕출신 변호사로 월가의 대부격인물. 세계적 투자회사인 골드먼삭스사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대선에서 클린턴진영에 수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등 클린턴의 대통령만들기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경제재건을 위해서는 장기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재정적자 감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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