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등락에 양김 “민감 반응”/「현대수사」후 표흐름에 촉각종반에 접어든 대선전이 「현대수사」 등 돌출변수의 등장으로 혼전을 거듭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현 단계에서 어느 후보도 「대선고지」를 선정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으며 그만큼 앞으로 남은 막판 1주일의 세각축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선고공고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국민당이 「현대수사」를 계기로 주저앉고 말 것인지,아니면 동정표 확보 등을 통해 더욱 약진할 것인지가 또 하나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정주영후보가 「현대 암초」에 걸려 좌초해버린다면 물론 대선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없다. 이 경우 대선은 양김씨의 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정 후보의 역할에 관계없이 양파전 형태에 의해 승패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당 주장처럼 정 후보가 「수직상승」을 통해 무난히 당선권에 진입한다고 해도 역시 대선변수라 보기 어렵다. 그 자체로 엄청난 정계변화를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관심은 정 후보가 당선여부에 관계없이 기대이상의 약진을 했을 경우 현재의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하는 점에 모아진다.
우선 민자당측은 정 후보가 득표를 예상외로 많이 할 경우 지지기반이 비슷한 김영삼후보의 표밭을 잠식함으로써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는 김대중 민주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자당은 선거공고이후 정 후보가 상승세에 오르자 단순한 우려차원을 넘어 CY 상승세 차단작전에 나서는 한편 「DJ 어부지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민자당의 이같은 논리에는 물론 반DJ 성향 보수세력의 위기의식을 자극함으로써 정 후보에 가는 표를 막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당은 『현재의 대선국면은 정 후보와 김영삼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측은 이번 대선의 유효투표수를 2천4백만표(투표율 80% 정도)로 볼 경우 이중 김대중후보가 고정표를 6백만표 가량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4번이하 군소후보가 2백만표 가량을 흡수해갈 것으로 본뒤 나머지 1천6배만표를 정 후보와 김영삼후보가 나눠가질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결국 1천6백만표중에서 누가 과반수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드러내놓고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민자당과 마찬가지로 「정 후보 상승」이 김대중후보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가 당선권에 들어설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정 후보가 선전해 유효투표의 22%선 이상만 득표해준다면 김대중후보가 「필승」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이 최근 「현대수사」와 관련,정부의 「편파성」을 비난하고 정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추진한 것 등은 이같은 민주당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각 정당마다 이처럼 국민당의 약진을 주요변수로 보고 있는 만큼 정 후보의 기세가 과연 계속 올라갈 것인지 여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국민당이 선거공고를 전후해 급속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민자·민주 모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현대수사」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각당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민자당은 「금권」 입증으로 정 후보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당은 「탄압」 부각으로 오히려 동정표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은 민자·국민 양당의 지지도가 다같이 하락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같은 서로 다른 평가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정 후보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던 이유와 토양이 변치 않고 엄존한다는 사실이다. 즉 유권자 사이에 어느정도 형성돼있는 반양김 정서,지역출신 후보가 없는 중부권 및 대구·경북지방의 부동층,정 후보의 실물경제 능력에 대한 일부 유권자들의 기대심리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정 후보의 임기단축 및 내각제 공약,반양김 세력의 국민당 합류 등도 상당수 부동층을 정 후보쪽으로 움직이게 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요소」들이 현 단계에서는 「현대수사」로 일시 잠복상태에 들어갔지만 「탄압」측면이 집중 부각된다든지 반양김세력의 극적인 「대동단결」 등이 이뤄질 경우 무시못할 파괴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게 국민당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중대발표」 및 세과시가 예고되고 있는 12일의 국민당 「여의도 규탄집회」가 정 후보의 약진여부를 판가름하는 최종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 시기가 투표를 4∼5일 앞둔 결정적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주말의 총력유세가 과연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을 배가시키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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