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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회오리… 막판 대격전/3당 공방가열… 중립성시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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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회오리… 막판 대격전/3당 공방가열… 중립성시비 확산

입력
1992.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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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지리 기도” 민주에 집중 포화/민자/“민자당서 관권선거” 몰아붙이기/민주/규탄대회등 “대정부 전면전” 선포/국민현대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비례해 각 정당의 금권·관권선거에 대한 공방이 치열해지고 이는 내각의 중립성 시비로 확산돼가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격인 국민당은 8일 전국지구당 위원장 회의를 열고 규탄대회 개최 등의 정면대응을 결정했고 민주당은 수사의 배후에 민자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세의 초점을 민자당에 맞추기 시작했다.

그런가하면 민자당은 현대 수사는 공권력과 현대와의 문제라는 3자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국민당 뿐만 아니라 편파수사를 주장하는 민주당에도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민자◁

민자당은 현대 계열사 수사가 계속 확대되자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부의 민자당 비호설」의 확산 가능성을 의식,유세전 돌입후 연일 퍼붓던 대국민당 공세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민자당은 대신 「편파수사」를 문제삼아 국민당측이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민주당쪽으로 공격방향을 바꾸고 있다.

민자당은 전날 매우 이례적으로 정원식 선대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김대중 민주당 후보의 「편파수사」 주장을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 모종의 반사이익을 취하겠다는 특유의 고등술책』이라고 비난한데 이어 이날도 정·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주당측을 공격하고 나섰다.

박희태대변인은 이날 『김 민주 후보가 당국의 수사를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대의 비자금 조성과 선거자금 유출이 적법한 행위라는 뜻인지 견해를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민자당의 태도변화는 정부의 현대 계열사 수사를 둘러싼 최근 여론동향에 대한 나름의 정황분석에 따라 불가피한 조치였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즉 정부 수사착수이후 자체 여론조사결과 김영삼후보와 정주영 국민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김 민주 후보의 인기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민자당으로서는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는 민주당을 집중 견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수사를 계기로 국민당은 금권선거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으나 민자당마저도 「정부의 비호를 받는 정당」이라는 「양비론」에 휩쓸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민자당측의 우려 섞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속에서도 민자당은 정부 당국이 앞으로 철저한 수사로 현대자금의 국민당 유입을 차단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정성」이 제대로 부각되기만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결코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또 수사확대에 따라 현대 비자금의 불법유출 증거가 계속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이상 민주당으로서도 점차 편파시비의 명분을 상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민자당은 민주·국민당측이 최근들어 「대정부 연합공세」를 취하고 있으나 그같은 움직임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유성식기자>

▷민주◁

민주당은 금권·관권 부정선거 문제를 대선 종반의 핵심쟁점으로 집중 부각시켜 민자당을 내각의 중립성 문제와 관권문제로 공격하면서 민자·국민간의 싸움에서 반사이익을 노리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민자당의 대학생 불법 동원조직을 폭로한 것도 민자당을 겨냥한 관권공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한광옥 선대본부장 기자회견을 통해 민자당의 비밀 대학생 선거운동조직인 「통일을 준비하는 젊은 모임」이 지난 3·24 총선 당시 물의를 빚었던 「한맥청년회」의 후신이라고 규정한뒤 『이제 누가 공명선거를 흐리게 하는 장본인인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이를 곧바로 정부의 중립성에 대한 의문에 연결시켰다.

민주당은 관권·금권선거 공방전에서 민자당의 관권선거에 공세의 초점을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에는 민주당이 언제 편파적 관권선거의 공격목표가 될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한 예방조치의 측면도 있다.

민주당과의 정책연합을 선언한 「전국연합」에 대해 검찰이 지난 7일 압수수색을 벌인 것 등 최근의 정국상황을 종합해 볼때 민주당은 민자당의 관권선거 의도에 일단 제동을 걸어야할 필요성을 충분히 느꼈다고 볼 수 있다.

김 후보 자신도 이날 선거대책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노태우대통령의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적극적인 대응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김 후보는 유세에서도 『민자당이 완전한 금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방치하며 한쪽을 비호하고 있다』고 전제,『이는 결국 민주당 집권을 우려한 탄압』이라고 공격했다.

선거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조치가 현대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정주영후보의 득표율 제고가 가져올 선거전의 변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현대조치에 대한 추이를 지켜보면서 사안의 고비고비마다 부정선거 폭로 등의 쟁점부각을 통해 민자·국민간의 틈새에서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장현규기자>

▷국민◁

국민당은 이날 전국지구당 위원장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탄압 규탄시위」를 가짐으로써 정부 공권력과의 사실상 전면전에 들어갔다.

국민당은 이날 『정주영후보의 돌풍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 민자당과 정부 권력이 기득권 수호를 위해 자행하는 정치탄압 및 국민당 선거조직 와해기도』라고 규정하고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민당의 이같은 강경대응은 「현대수사」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급격한 세위축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강한 저항만이 「탄압」의 측면을 부각시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상황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이에 따라 10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각 지구당별 「규탄대회」를 가진뒤 12월 여의도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다단계의 구체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12일 집회에서는 정주영후보 차원의 「중대선언」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어 이번 주말을 전후해 국민당의 국면전환용 카드가 제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날 상오 7시 광화문 중앙당사에서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 전국지구당 위원장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 비상대책회의」는 검·경의 「현대수사」를 「국민당 탄압을 위한 사법 폭력」으로 결론짓는 등 민자당과 정부를 성토하는 강경분위기로 일관했다.

전국 2백37개 지구당 위원장 등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대수사는 「특정인 대통령만들기」을 위한 관권탄압』이라고 집중 성토하는 등 의회는 시종 격앙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대책회의를 마치고 광화문 당사앞 도로변에 모인 참석자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채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민자당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며 10여분간 농성을 한뒤 조선일보사 앞까지 항의성 가두행진을 했다.

당사 곳곳에는 「중립내각 한다더니 국민당 탄압 웬말이냐」는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린 가운데 아침 일찍부터 차량들로 혼잡을 빚었으며 주변 광화문 일대에는 전경버스 등 경찰병력이 대거 배치돼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한편 회의가 열린 당시 17층 복도에는 「부정선거 고발센터」라는 벽보아래 각종 우편물과 시계,비누,수건,민주산악회 T셔츠 등 민자당측 금품이 「그들은 이렇게 살포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정주영후보는 회의에서 전에 없이 강한 어조로 민자당과 조선일보를 싸잡아 신랄하게 비난했다.

정 후보는 『민자당이 인기가 폭락하자 관선 대통령이 되기 위해 관권을 동원,온갖 짓을 다하고 있다』고 포문을 연뒤 『관선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할수록 우리는 과반수 득표를 얻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정 후보는 그러나 『노 대통령의 9·18 선언은 국민의 기대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믿어도 좋다』고 노 대통령을 두둔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김동길 최고위원은 격려사에서 『국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자당이 이를 뒤엎으려고 우리를 탄압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성토한뒤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노골적 편파보도를 일삼는 언론은 설사 원수지간이 되더라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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