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침해·난민유입 우려 「고립」 선택/내년 「단일시장」 출범에 차질스위스가 6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럽 경제지역(EEA) 가입안을 부결시킴으로써 가뜩이나 기우뚱거리고 있는 유럽통합 구상에 또 다른 타격을 가했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유권자의 과반수 찬성과 23개주중 12개주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는 국민투표에서 총유권자 4백50만명중 78.3%가 투표에 참가,50.3%가 반대표를 던졌고 과반수가 훨씬 넘는 16개주의 투표결과도 반대로 확정됐다.
이로써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 연합(EFTA)과 12개국으로 구성된 유럽공동체(EC)를 하나로 묶어어 방대한 단일시장을 창출한다는 EEA 구상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EFTA 및 EC 회원국들은 스위스 국민들의 결정에 대해 실망강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새로운 「복병」에 대처할 대응방안 미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EFTA 회원국중 스위스와 함께 EC 회원국 가입신청을 한 노르웨이 핀란드 등 4개국은 스위스의 국민투표결과가 자국의 반대여론을 자극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스위스의 참여거부로 적어도 수개월간 창설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EEA는 유러단일시장에 EFTA 회원국을 포함시키고 EC 회원국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법률도 적용시켜 궁극적으로는 「서유럽의 완전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파생되는 문제는 스위스를 포함한 EFTA 회원국들이 EC내 빈국에 제공키로 한 25억달러의 개발지원금을 어떤 방식으로 재조정 하느냐이다.
또 스위스의 참여를 예상한 EEA 조약안의 세부적인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EFTA의 나머지 회원국들은 스위스의 결정에 관계없이 유럽통합과정은 계속돼야 하며 스위스를 배제하더라도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C 내에서는 스위스의 국민투표 결과를 신고립주의의 선택으로 평가하면서 스위스가 앞으로 자유무역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 하고 있다.
스위스 국민투표 결과는 당장 내주로 예정된 EFTA의 소국 리히텐슈타인의 국민투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적으로도 심각한 정치적 시련이 예상된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정부와 기업계,노조들은 EEA 조약안의 통과를 적극적으로 호소했지만 EC 종속에 다른 주권침해,시장개방압력,난민유입 등을 우려한 농민 등은 이에 완강히 반대해 왔다.
뿐만 아니라 투표결과에서 나타난대로 서부의 프랑스어권에서는 대부분 찬성했으나 인구의 3분2를 점하는 북부의 독일어권과 남부의 이탈리아어권에서는 반대해 여기서 드러난 인종 및 지역간 갈등도 정치쟁점으로 비화될 소지를 안고 있다.
장 파스칼 스위스경제장관은 지난 1848년 연방창설이래 가장 중요한 투표로 평가되는 이번 국민투표에 대해 『스위스는 경제적 무기력중에서 깨어날 기회를 잃었다』면서 『2차대전이래 유지돼온 대유럽전체의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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