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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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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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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도 잘하면 논 닷마지기 보다 낫다』는 고약한 속담이 있다. 또 시중에선 누군들 제정신 갖고서야 어디 정치하겠느냐』는 탄식도 나온다고 한다. 요즘 대선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어쩐지 그런 속담이나 탄식이 절로 실감난다. 논 닷마지기 정도가 아니라 「대권」이 손에 잡힐듯 어른거리다 보니 제정신을 잃는듯 과거의 잘못은 무조건 시치미떼기이고 그럴듯한 공약과 구호로 위장된 거짓말도 거침이 없다. ◆최근 어느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공약이나 답변을 보노라면 걱정이 앞을 가린다. 오늘날 일본­독일 등도 불황과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데 우리 후보들은 대통령만되면 국제수지 적자를 흑자로 돌리고 GNP를 껑충뛰게 하겠다는 큰소리 일색이다. 또 누가 들어도 멀쩡한 거짓말이거나 과장된 표현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남을 꾀어 후리느라고 늘어놓는 말을 가리켜 「후림대수작」이라고 한다. 왜 그런 수작을 부리는지는 『아이와 늙은이는 꾀는대로 간다』는 옛 속담에서 그 답을 찾을 수가 있겠다. 유권자를 떠받드는 체하면서 사실은 아이나 늙은이로 마냥 내려다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후보에게 『식은 죽도 불어가며 먹어라』는 속담을 상기시키고 싶다. 겉으로는 식은 죽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들끓고 있는 유권자의 속마음을 몰랐다가 낭패를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치의 취약점이 정파 이해를 앞세워 로비에 약하고,표를 얻기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무조건 유권자에 영합하려는 것임은 우리 국민도 차츰 깨닫고 있는 시점이다. 그래서 잘못된 대선 풍토를 겨냥,「헛소리에 헛배만 부를까 걱정스럽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문제는 「안방에 가면 시어니 말이 옳고,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고 여기는 부동표 유권자들의 흔들림이다. ◆선거도 어느덧 막바지이다. 그래서 분위기도 격앙되고 다툼도 잦으며 허튼 수작도 있을 것이다. 결국 유권자들이 정신을 차려 정직과 시치미떼기,곧은 소리와 후림대수작을 차분히 가려낼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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