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금융계가 글자 그대로 「탈법과 비리의 온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들의 병세도 중병을 훨씬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금융인으로서의 가치관과 긍지도 마비,책임의식조차 증발된 것 같다. 금융계는 물리적,정신적 위기를 함께 맞고 있다. 환골탈태의 대수술을 하지않는한 우리 금융계는 대카오스(혼란)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금융은 「경제의 피」이기에 금융의 「법과 질서」의 상실은 정말로 가공한 것이다.재무부,은행감독원은 감독기관은 뭘하고 있었는가. 금융사고가 터질때마다 규정과 벌칙을 강화했지만 사고의 행렬은 그치지 않는다. 감독기관이 결과적으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것이다.
상은 명동지점장 이희도씨의 CD불법 유통과 자금유용 사건에 대한 조사가 완전 매듭되기도 전에 이번에는 상호신용금고의 불법 대출사건이 또 드러나 세상을 놀라게하고 있다.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건국대학교 재단이 전액 출자한 건국상호신용금고가 건국대학교 법인 이사장의 인척이 경영하는 「한국코타」에 2백억원을 대출해 줬다는 것.
대출받은 「한국코타」는 충주지역에 콘도와 호텔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콘도와 호텔업은 사치성 서비스업으로 분류,여신을 규제받게돼 있다. 건국상호신용금고는 대출을 해줄 수 없는 업종에 대출을 해줬고 또한 동일인 대출 한도(5억원) 규모를 40배나 위배했다. 이 사건은 대출받은 「한국코타」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도의 위기에 몰리면서 드러난 것이다.
은행감독원은 건국신용금고에 대한 특별검사를 매듭짓고 재무부측과 구체적인 제재조치를 협의,곧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의 건국상호신용금고의 불법대출 사건은 지난 10월에 28개 상호신용금고의 불법대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돼 사회에 충격을 준지 불과 한달만에 다시 노출된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던 「정보사 땅 사기사건」도 불과 5개월전의 일이다. 은행,보험,상호신용금고 등의 불법,비리,편법은 이제 금융계의 구조적인 고질이 되었다. 대중요법과 근본치료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기회있을대마다 지적돼 왔다.
국민을 분노케 하는 것의 하나는 금융계가 사고에 대해 책임의식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지점장 사건만해도 감독자이고 대표자인 은행장이 인책 사퇴로써 책임감을 보여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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