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헬기로 영호남 10시간 마라톤/김영삼/유세 대신 재활원·대입창구 방문/김대중/경제대국 건설… 경남권 공략 돌입/정주영/“농지 자유거래”/이종찬/「경제정의 10안」/박찬종/백범묘소 참배/백기완▷김영삼후보◁
김영삼 민자당 후보는 26일 전북 정주,정읍 남원과 전남 장성,경남 함양 거창 합천지역에 대한 유세를 차례로 갖는 등 이날 하루동안 버스와 헬기를 번갈아 타며 영호남을 잇는 10시간의 마라톤 유세행군을 계속.
특히 김 후보는 이날 취약지역인 전남북과 아성인 경남지역을 처음으로 순방함으로써 스스로 「한국병 1호」로 지칭한 지역감정 해결의지를 부각하는데 혼신을 다하는 모습.
이날 정주와 장성 유세는 눈발이 흩날리고 기온이 급강하한 가운데 치러진데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의 「표밭」임을 반영하듯 청중수나 호응도가 저조한 편이었으나 남원은 민자당 의원(양창식)을 배출한 지역답게 4천여명의 청중이 모였고 지지열기도 뜨거워 일부 호남지역 공략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
김 후보는 『지역감정이야말로 한국병중에서도 만성적인 고질병』이라며 ▲인사쇄신 및 균형개발 ▲국민정서 순화노력 등을 다짐한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나의 각오와 결의는 여러분 생각 이상으로 비장하다는 것을 거듭 밝혀둔다』고 강조.
함양 간이유세와 거창유세는 김 후보의 아성답게 1만여명에 달하는 청중들이 운집하고 유세도중 연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아 호남지역의 유세분위기와는 대조적인 모습.
특히 거창 유세에서는 권익현고문과 이 지역 출신 무소속의 이강두의원이 찬조연사로 나와 「왜 김영삼이어야 하는가」를 강조해 지지분위기를 유도.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농촌문제와 관련,『그동안 집권여당은 선거철만 되면 달콤한 얘기로 우리 농민의 표를 가져갔다』면서 『믿어달라고 해서 믿어봤지만 농민이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이냐』고 역대 정부의 농정실패를 강도높게 성토.
김 후보는 이어 『산적한 농촌문제 해결이 내가 제시한 「신경제구상」의 핵심』이라며 『우리 조상들이 묻혀있는 곳이 바로 농촌인 만큼 조상을 섬기는 마음으로 농촌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정주=유성식기자>정주=유성식기자>
▷김대중후보◁
김대중후보는 이날 유세를 갖지 않고 서울에 머물면서 전국 대학강사 노조간부,광복회원들과 각각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연세대 대입원서 접수창구와 강동구의 「주몽재활원」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득표활동.
김 후보는 이날 상오 마포당사에서 전국 대학강사 노조(위원장 한면희) 대표 15명과 40여분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법개정과 예산반영 등을 통해 대학강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
김 후보는 또 『대학강사의 한달 강사료 14만7천원은 식당 여종업원 한달 수입의 반밖에 안되는 것으로 이렇게 참혹한 착취가 어디 있느냐』며 『교수의 법정인원을 확보하며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대학강사의 교수진출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다짐.
김 후보는 낮에는 G호텔에서 광복회원 2백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집권하면 우선적으로 민족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을 하겠다』며 ▲김구선생 시해사건 진상규명 ▲민족정기 차원에서의 한국 근현대사 재조명 ▲독립운동가 후예들에 대한 정치적·물질적 보상 등을 공약.
김 후보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움으로써 현재까지 우리는 사실상 일제통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뒤 『민족정기가 바로 선 정부를 가져야 민주주의·정의경제·사회복지가 실현될 수 있다』고 역설.
김 후보는 이어 연세대 체육관에 마련된 입학원서 접수처를 방문,강영훈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원서접수 현황을 설명듣고 수험생·학부모 수십명과 악수를 나누며 『꼭 합격하라』고 격려.
김 후보는 이어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주몽재활원」을 방문,장애인에 깊은 관심을 표명.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4백만이나 되는 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지원의 확대와 장애인 취업기회 확대 등을 공약.<김광덕기자>김광덕기자>
▷정주영후보◁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이날 함양·산청·거창,합천 진주 등 경남 내륙지역 유세를 시작으로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텃밭인 경남지역 공략에 돌입.
정 후보의 이날 유세일정은 특히 몇시간의 시차를 두고 김 후보의 유세지역을 앞서 훑고 지나가는 것으로 짜여져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공방전 양상.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유세를 의식한듯 시종 상기된 표정으로 김 후보 흠집내기에 주력하고 지역공약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적진에서의 맞대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
정 후보는 연설에서 『여러분 모두가 경상도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넓게 갖고 동서를 화합시키고 경제대국을 만들 지도자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한뒤 지역성을 배제한 현명한 선택을 호소.
정 후보는 타 후보의 재산발표에 대해 언급,『1년도 안된 국회의원들이 전부 빚을 졌다는데 30여년 정치한 사람들이 엄청난 돈을 번 것은 정치꾼으로 국민들을 뜯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집권하면 국민들을 뜯는데 정신이 없을 것』이라고 양김을 원색적으로 비난.
국민당측은 이날 유세가 김 민자 후보 유세일정과 일치해 세비교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듯 지금까지 등장시키지 않았던 대형 애드벌룬을 유세장 상공마다 띄우는 등 각별한 배려.
함양의 경우 유세장 인근의 논둑길과 도로갓길 등이 수십여대의 소형승용차로 가득차 상당수의 청중들이 타지에서 「원정」왔음을 반영.
국민당측은 그러나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전통적으로 YS세가 강했던 거창지역 유세에서 특별한 식전행사가 없었음에도 유세장인 고수부지 5백여평이 인파로 가득차고 둑길,인근상가,다리위까지 청중들로 메워지자 무척 고무된 분위기.<진주=이재열기자>진주=이재열기자>
▷이종찬후보◁
이종찬 새한국당 후보는 이날 유세시작후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나 충남지역으로 진출,천안 온양 예산 당진 서산 등지에서 유세를 갖고 중부권을 집중 공략.
이 후보는 유세에서 『농지 자유거래제를 전면 실시하는 등 획기적인 농정개혁을 단행하겠다』며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
이 후보는 서산 유세에서 『충청도는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으로 역사의 혼란시기에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한 애국동포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최근 정치적 혼란속에서 방향을 못잡고 있는 만큼 독립투사의 후예인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 새시대를 개척하자』며 지지를 호소.<천안=홍윤오기자>천안=홍윤오기자>
▷박찬종후보◁
박찬종 신정당 후보는 이날 서울 노량진 전철역과 경기 시흥 과천 등에서 노상토론회를 갖고 「경제정의를 위한 10대 공약」을 제시.
박 후보는 『부정부패와 불의를 척결하지 않고는 새사회 건설도,경제중흥도 이룰 수 없다』면서 『집권하면 입법·사법·행정부 인원으로 범국민적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공약.
박 후보는 『역대 정권은 특정세력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급급했다』면서 ▲대기업의 소유·경영분리 ▲대통령직속 경제윤리위 설치 ▲중소기업 육성 ▲독과점 방지대책 수립 등 10가지 방안을 제시.
▷백기완후보◁
무소속의 백기완후보는 이날 효창공원의 김구선생 묘소,파주군의 장준하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종로·명동성당을 방문한뒤 명동 제일백화점 앞에서 첫 가두유세를 시작.
백 후보는 김구선생 묘소에서 『진보적 민족주의자이셨던 백범의 뜻을 기려 민중이 주도하는 자주통일을 이루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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