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통치 12년을 막내리게 하고 민주당을 집권당으로 복귀시킨 지난번 미국선거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연방의회 의원,주지사,시장,지방의회 의원을 개선하고 주요 법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견을 묻는 복합선거였다. 캘리포니아주서는 안락사 인정안 이주민투표에 부쳐졌으나 54%46%로 부결되었다. ◆회생이 불가능한 말기환자에게 자살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치료의사가 자살에 협조해도 범죄행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이 법안이 가결되었더라면 캘리포니아주는 지구상에서 안락사를 허용하는 최초의 지역이 되었을 뻔 했는데 캘리포니아주민들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락사 법안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소생의 가능성이 없는 말기환자에게 단지 연명치료만을 하는 것은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고 오히려 생명의 존귀성을 저해함으로써 이들에게 죽음의 권리를 허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안락사라는 용어외에도 처참한 최후를 보이지 않고 위엄있게 죽는다는 뜻으로 존엄사라는 새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잭 케보키안이라는 병리학자는 2년전 환자가 간단히 조작하여 수분만에 고통없이 자살할 수 있는 약물주입기(자살기계)를 고안하여 물의를 일으켰고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던 50대 여인이 자살기계로 목숨을 끊자 살인죄로 기소되었으나 여론의 주시속에 진행된 재판서는 면소판결을 받았다. 면소판결을 내린 판사는 피고에게 자살기계로 더이상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를 환기했으나 그후에도 4명의 말기환자가 자살기계를 이용했다. ◆최근에는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이 시술과정서 말기환자의 자살에 협조하는 의사가 날로 늘로 있다는 조사보고와 함께 저명한 대학교수 3명이 기초한 판단기준,시술절차 초안을 특집으로 다뤄 안락사 논쟁에 뛰어 들었다. 누구나가 바라는 「고통없이 평온한 최후」는 개인의 운명인가,아니면 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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