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는 유비무환이라 했다. 또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 했다. 지금 국제 경제환경은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특히 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오늘이라도 타결되면 보호주의무역의 마지막 보루인 농수산물에도 시장이 개방된다. 정부로서는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의 값싼 농수산물로부터 국내 농어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중대한 문제다. 이미 우리 농수산물의 상당수 품목이 중국의 저가 농산물에 밀려 관련작물 재배농가나 어민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재무부는 바로 값싼 농수산물의 수입홍수를 둔화시키기 위해 농수산물의 수입에 대해서 관세율을 현행의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동시에 계절관세를 신설키로 하고 관세법 개정에 대한 실무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관세법 개정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타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하고 농수산부·연구기관·학계 등과 협의,작업을 추진중이며 빠르면 94년부터는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재무부의 관세법 개정이 난항이지만 언제라도 타결될 가능성이 있는 우루과이라운드에 대한 대비이고 또한 국제적으로 용인하는 테두리 안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이를 환영한다. 재무부가 의도하고 있는 종량세는 수입상품의 가격에 관계없이 수량이나 무게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값싼 농수산물의 관세를 높여 그만큼 수입제한이나 둔화의 결과를 기대해 보자는 것이다.
미국·EC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고 또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둔켈 타협안 최종안 초안에서도 「예외없는 관세화」의 전제아래 수입 농산물에 대해 국내외 가격차액 만큼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농수산부 관계자는 재무부의 관세법 개정은 『시의적절한 것』이라며 『이 제도가 적용되는 경우 가격에서는 국산과 외국산의 차이가 없게 될 것으므로 경쟁은 품질에서 좌우된다』고 했다. 농수산물에 관한한 대부분 국내산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아 크게 우려할 것은 없다. 또한 유의되는 것은 계절관세의 도입이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입관세율에 차등을 둬 수입물량을 조절,국내 농수산물 가격에 안정성을 유지해주자는 것이다.
미국,EC,일본 등 선진국에서 부분적으로 이 제도가 실시되고 있어 큰 마찰은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관측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의 우리의 최대 관심사항은 쌀시장 개방문제다. 정부의 「개방불가」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이 불변원칙 때문에 다른 농산물에서 유연해야 할지 모른다.
가능한 국제적으로 인정된 범위안에서 자국 농산물을 보호해주는 길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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