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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협상 조기 타결 가능성/농산물 협상타결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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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협상 조기 타결 가능성/농산물 협상타결 의미와 전망

입력
199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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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걸림돌 「오일시드」 해소로/불 거부권 불구 대세 영향없어세계를 무역전쟁의 위기로까지 몰고갔던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간의 농업협상이 타결됨으로써 6년을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 무역협상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프랑스를 제외한 EC 각국은 첨예하게 대결했던 미국과의 농업협상이 타결된데 대체로 만족과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협상타결은 단기적으로 볼때 지난 6월이후 마스트리히트조약 비준과정에서 돌출된 유럽통합의 불안한 장래와 환율위기 등 유럽의 혼란한 정치·경제질서를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 블록인 EC가 저성장과 실업으로부터 벗어나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물론 앞으로 서비스 시장개방 등 다른 분야에서도 UR의 전반적인 타결이 가능하겠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농산물 협상이 성공함으로써 조기 타결의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EC 회원국간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불화와 갈등의 골을 깊게 했으며 이에 따라 EC는 통합에 앞서 이같은 후유증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달부터 본격 재개된 EC와 미국의 농업협상 타결은 결국 미국의 패권주의적 공세앞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EC가 일부 회원국의 경계와 농민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EC의 합의안은 앞으로 EC 각료 이사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적 문제를 남겨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종일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던 프랑스정부의 행동여하에 따라 EC의 후유증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스와송 프랑스 농업장관은 미국과 EC의 합의직후 프랑스정부는 합의내용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천명했다. 프랑스는 미국과의 합의내용이 지난 5월 역시 진통끝에 체결된 EC 공동 농업개혁 정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밀 등 곡물의 수출보조금 지급액을 6년간 21% 줄이기로 한 합의는 공동 농업정책이 규정한 15%의 휴경지를 25%까지 늘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프랑스는 이 두가지는 양립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공동 농업정책에 대한 재협상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영국 등 협상 추진파들은 프랑스의 계산은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맞서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던 안드리에센 EC 집행부 부위원장도 이번의 합의가 공동 농업정책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EC 집행위는 이에 따라 미국과의 합의안과 EC 공동 농업정책을 비교한 보고서를 곧 제출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 보고서와 다음주 의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자국의 확실한 행동을 결정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이와함께 합의안의 EC 각료 이사회 비준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다른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프랑스의 위협은 회원국의 중요한 이익에 관계되는 사항의 결정은 만장일치제를 적용한다는 지난 66년의 「룩셈부르크 타협」에 근거한다.

그러나 미국과의 합의직후 EC 순회의장국인 영국의 메이저 총리는 『합의안은 다수결에 의해 비준될 것』이라며 『프랑스는 결국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프랑스가 여전히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이유는 경제활동인구의 6%가 농민이고 농산물이 전체 수출량의 15%를 차지하는 역내 최대 농업국으로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3월의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 농민들은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진 21일 격렬한 반미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프랑스가 미국과의 합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고집하면서까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장 여론과 농민의 대정부 비난이 초래할 혼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절박한 필요성은 있지만 이로인해 프랑스가 이끌어온 EC 통합이라는 보다 중요한 목표까지 희생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프랑스의 반발은 앞으로 다른 분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 내포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내달 11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EC 정상회담 때까지는 프랑스 농민의 시위와 회원국간 불화 등 유럽의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겠지만 이번 협상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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