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하차」된뒤 서울행… 청와대서 조찬/보좌관이 국민 당사서 입당 「대리 회견」17일 밤부터 18일 낮까지 계속된 김복동의원의 「강제상경」 사건과 국민당 입당 번의설은 대선을 1개월 앞둔 시점과 맞물려 정국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의 거취와 관련,청와대측이 당내 잔류를 밝힌데 이어 이를 확인하는 유인물이 배포된 반면 김 의원 측근들은 『청와대 면담후 김 의원이 예정대로 국민당 입당을 지시했다』고 이를 부인하며 김 의원이 제출한 민자당 탈당계를 공개하는 등 정면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대통령의 처남이라는 김 의원의 신분과 대선을 앞둔 각당의 이해가 미묘하게 얽힌 이번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17일 하오 4시30분께 청와대측은 김 의원이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자당을 탈당,국민당에 입당하려한다는 보고를 받고 진상파악에 나서는 한편 김 의원 소재탐지에 착수.
김 의원의 경북고 동기생인 서동권 정치특보와 안교덕 민정수석은 김 의원이 이날 하오 5시20분발 대구행 비행기를 탄다는 정보를 입수,급히 김포공항으로 달려갔으나 낌새를 알아챈 김 의원이 승용차 편으로 고속도로로 가는 바람에 헛걸음.
청와대측은 이에 김 의원의 「강제상경」을 경찰에 지시했고 하오8시께 동대구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김 의원을 발견,상경조치 했다는 보고를 받고 하오 10시께 김학준대변인을 통해 『노 대통령이 김 의원으로부터 직접 진위를 들어보기 위해 찾았고 김 의원은 상경중에 있다』고 설명.
○…이날 하오 7시50분께 자신 친척 소유의 쏘나타 승용차를 타고온 김 의원은 동대구 톨게이트에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하차」된뒤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에 태워져 서울행.
김 의원을 수행했던 비서 이상교씨는 『30여명의 청년들이 승용차를 에워싼채 지휘관인듯한 사람이 문을 열고 「저희들이 모시겠다」며 하차를 강요,김 의원을 내리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공개.
이 바람에 이날 하오7시로 예정됐던 탈당 기자회견에 대비,지구당사에서 대기중이던 당원들은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김 의원을 납치했다』며 한때 소동을 벌였으나 하오 8시30분께 『형과 함께 있으면서 거취를 논의중』이라는 김 의원의 전화를 받고서야 안도.
지구당 청년 당원들은 그러나 청와대측의 개입사실이 알려지자 18일 하오부터 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
○…18일 상오1시께 서울에 도착한 김 의원은 동행한 형 김익동 경북대총장과 함께 삼청동의 안가에서 가족회의를 갖고 자신의 거취문제를 협의.
이 자리에는 영주에 내려가 있다 긴급호출을 받고 올라온 노 대통령의 동서 금진호의원과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러온 정해창 비서실장이 참석.
김 의원의 형인 김 총장이 이때 『나는 정치는 잘모르나 정치인이 이리저리로 당을 옮겨다니는 것은 국민에게 욕을 먹는 깃』이라고 설득했고 김 의원도 다소 마음을 누그러뜨렸다는 후문.
이에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7시30분께 김 의원과 김 총장 금 의원 등 3명을 청와대로 불러 1시간동안 조찬을 함께하며 김 의원으로부터 탈당경심을 둘러싼 진의와 배경설명을 청취. 조찬이 끝난뒤 청와대 고위 당국자는 『조찬 석상에서 김 의원은 「생각이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의원이 민자당을 탈당치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언.
○…노 대통령과 김 의원의 조찬이 끝나고 청와대 당국자가 김 의원의 당내 잔류의사를 전환 직후인 이날 상오 9시20분께 김 의원의 보좌관 강승구씨가 광화문 국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의원의 민자당 탈당 및 국민당 입당을 발표.
당초 이날 상오 9시로 예정됐던 김 의원의 국민당 입당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전날부터 국민당사에 머무르고 있던 강 보좌관은 『원래 김 의원이 직접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소재파악이 안돼 대신 발표한다』며 사전에 준비된 탈당 설명서를 낭독.
○…한편 이날 상오 각 언론사에 김 의원의 당내 잔류 결정을 밝힌 김 의원 명의의 보도자료가 배포됐으나 김 의원의 측근들은 『김 의원의 진의와 무관한 것』이라며 즉각 부인.
문제의 보도자료는 『내가 새시대 새정치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국민당에 가려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요즘 정치인의 빈번한 당적 변경이 국민에게 좋지 않게 보이는데 나의 처신 역시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가족들의 충정어린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김 의원의 당내 잔류를 주장.
이에대해 김 의원의 측근들은 문제의 보도자료는 김 의원의 진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이는 금 의원이 만들어서 김 의원의 사무실 여직원을 시켜 각 언론사에 팩시밀리를 통해 보내게 한 것』이라고 해명.
또 강 보좌관은 『김 의원이 이날하오 공중전화를 통해 지구당 사무국장과 개인연구소인 국제문화연구소에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김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나는 잘 있다」면서 「예정대로 진행시키라」고 탈탕 결행을 지시했다』고 공개한뒤 김 의원이 17일 자신의 지구당에 제출한 탈당계를 증거물로 제시.<신재민·이상곤기자>신재민·이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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