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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지점 거래전주 윤곽 잡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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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지점 거래전주 윤곽 잡힐듯

입력
1992.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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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통 CD 백억 20.21일 만기도래/「행불8백56억」 행방밝혀질지는 미지수사고금액이 1천억원대로 불어나고 있지만 왜 죽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상업은행 이희도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은 오는 20일부터 사건 개요가 서서히 드러날 공산이 커졌다. 이 지점장이 유용한 것으로 은행 자체검사 결과 18일 드러나 CD(양도성 예금증서)중 1백억원 어치가 20일과 21일에 각각 50억원씩 만기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장이 은행 몰래 빼돌려 변칙 유통시킨 이 CD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만기일에 은행을 찾아와 돈을 찾아가야 할 것이고 그러면 이 지점장과 평소 거래해 온 전주(예금주)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이 지점장이 장녀의 결혼을 불과 2주 앞두고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이 CD때문으로,1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2주이내에 이 지점장이 갚아야 할 돈이 더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주로 사채업자들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전주들은 가짜 CD사건,시중 금리급락 등으로 돈을 돌려 받을 길이 막막해지자 그들의 생리상 이 지점장에게 「협박」에 가까운 강요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건해결의 열쇄인 이 지점장이 변칙 조성한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는 아직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상업은행측이 이날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힌 금액은 CD증서 불법유용 5백50억원,CD매각 대금유용 50억원,고객예금 무단인출 6억원 등 모두 6백6억원.

이로써 이 지점장과 관련된 사고금액은 이미 밝혀진 롯데쇼핑어음 3백억원 등 4백억원을 포함해 모두 1천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중 자살당시 갖고 있던 롯데어음 1백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8백56억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은행측은 이 지점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이 8백56억원을 어디에 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금융계는 대부분 사채업자인 예금주들에 대한 빚을 갚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이 지점장의 자금운용 방식은 크게 3가지. 변칙 CD매매와 보증 어음할인,고객 예금유용 등이다. 그러나 이 지점장의 주무기는 CD거래이고 여기서 문제가 생기자 이를 임시변통하기 위해 보증어음과 예금유용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점장은 지난 3월 서소문 지점에서 명동지점장으로 부임해서 주로 CD거래를 통해 2천7백억원이던 명동지점 예금계수를 10월말 현재 4천1백억원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서소문 지점장 시절에도 1천억∼2천억원대의 CD를 몰고 다니는 「실력」을 발휘했다.

이 지점장의 CD 거래수범은 공CD 발행과 불법 유용 두가지. 자살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20일 만기가 되는 CD는 대표적인 불법유용사례. 이 지점장은 지난 8월20일께 롯데건설에 오는 20,21일 만기의 CD 50억원짜리 2장을 통장으로 발급,매각대금 1백억원은 은행에 예치시켜 놓고 CD증서는 빼내 사채시장에서 유통시켜 자금을 챙겼다.

롯데건설에 CD를 팔고도 평소 친분을 십분 활용,통장만 주고 증서는 유용한 것이다. 같은 수법으로 인천 투금에도 5백억원의 CD를 팔고,자금을 유용했다. 공 CD는 아예 예금이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증서만 갖고 나가 사채시장에서 할인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 지점장은 사채시장의 큰 손들과 이같은 변칙 CD거래를 통해 수신고를 늘려 명성을 날리던 중 예금주들의 인출요구가 늘어나자 이를 막기 위해 불법 CD발행과 보증어음 할인 등 갖가지 궁여지책을 동원하다가 마침내 손을 들고만 것으로 추정된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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