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어진 결집성… 집요한 공략/“반감둔화·대안부재론 확산” 고무/김영삼/“야세증가” 활기속 표몰이 전략도/김대중/“2색전 압축” 50% 득표목표 맹공/정주영제14대 대통령 선거를 꼭 한달 앞두고 대구·경북지역의 「대선분위기」 또한 서서히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정치의식이 강한 이 지역 특유의 정서를 감안하면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대선을 단골 화제로 떠올리는 것은 더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대통령을 연달아 배출한 것을 일컬어 대구·경북지역은 「30년 성골」 지역으로 곧잘 통해온 것이 사실. 보수 색채가 뚜렷한 지역성향 만큼이나 주민들의 자긍심 또한 대단했던 집권여당의 「문전옥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경합할 주요 후보군에 「TK인물」이 빠져있다는 사실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묘한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노 대통령의 탈당과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들 사이의 분열상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심어주게 됐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요컨대 지역 주민들은 과거와 분명히 비견되는 정치상황을 맞게 됐으며 이런 와중에서 새로운 형태의 중요한 정치적 선택을 앞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각당의 후보들이 앞다투어 이 지역에 대한 집요한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정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특정후보에 대한 표의 결집추이가 두드러졌던 기존의 투표성향이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없이 재현될지 여부가 당장의 관심사라고 봐야할 것 같다.
민자당은 그동안 이 지역내에서 곧잘 감지돼왔던 반 YS정서가 둔화된 사실에 크게 고무돼 있다.
반 YS정서는 지난 13대 총선과 대선때 깊은 골이 드러났었다.
13대 대선에서 노태우후보의 특표율은 대구 70.7%,경북 66.4%였다.
대선직후 13대 총선에서 당시 대구지역 9개 선거구에서 민정당 후보가 전원 당선되는 지역색채를 뚜렷이 드러냈다.
따라서 본거지인 부산·경남과 함께 대구·경북에서 몰표를 기대하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로서는 이 반YS 정서를 극복하는데 무엇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특히 선거운동의 일선에 나설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YS 사조직인 민주산악회와의 위상문제 등이 얽혀 최근까지도 공·사조직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영삼후보측은 「경상도는 하나」라는 묵시적 슬로건으로 무장,김윤환의원 등을 앞장세워 TK세력 규합에 나선지 오래다.
「YS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대세론을 밀어붙인 결과 공감대 확산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을 얻게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3,4개의 새로 탄생된 청년사조직이 본격 가동된이후 그만큼 지지폭도 넓어져 민자당에 자신감을 배가시켜주고 있다는 얘기이다.
김영후보측이 희망하는 대구·경북의 득표율은 87년 13대 대선때 노태우후보가 얻었던 70%수준. 김 후보 진영에선 『아직 일부에 반YS 정서가 남아 있다고 하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어차피 선택은 YS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보고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농현상으로 인해 중·노년층이 많은 경북지역에선 혹시 가능할지 모르나 젊은층이 많은 대구지역에선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다. 민자당 대구시 지부에서도 대구지역 득표율을 최저 55%로 잡고 최선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김대중후보 진영은 이 지역에서 대선득표율 목표를 25%선으로 잡고 있다. 지난 14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은 대구 11.8%,경북 6.8%에 그쳤지만 반 민자의식을 갖고 있는 야당 지지세력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때 20%이상 득표율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택시기사 정책 간담회」 등이 홍보효과가 높다는 판단아래 여론조성 계층으로 이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주공략 대상인 학생층을 상대로 김대중후보가 참석하는 청년·학생대상의 강연회를 적극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천여성향인 중소 상공인 등 중산계층의 표를 「지역감정」으로 얻어낼 수 없을 겅우에는 반YS 정서를 이용,국민당 혹은 신당으로 이를 분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에서 최대 변수는 국민당의 정주영후보다.
국민당은 지난 14대 총선에서 우호적으로 나타난 투표성향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이번 대선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총선결과 11개 선거구로 늘어난 대구 지역에서 국민당은 2석,무소속이 1석을 차지 했었다. 경북에선 총 21개 선거구중 무소속 5,국민당 2명이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었다.
이때 국민당의 득표율은 대구지역 28.6%,경북이 17.7%.
이번 대선에선 득표율을 각각 50% 선으로 높여 잡고 있다.
정 후보측은 대구·경북에서 김대중후보의 지지율은 87년 대선때의 2.5%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양상은 김영삼후보와의 맞대결로 압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 후보 진영음 박철언의원의 합류로 월계수 회원의 지지확보가 큰 힘이 되고 있고 당원배가 운동으로 경북에서만 48만명의 당원을 확보,대구·경북에서 최소한 유효투표의 절반을 목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당은 이미 이달초부터 지역신문에 대구·경북만을 겨냥한 정책광고 시리즈를 게재,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현대 계열사를 통한 「파고들기전략」이 대구·경북에서 비교적 쉽게 먹혀들고 있다는 판단아래 조직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
이 지역의 유권자들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와 변화를 바라는 욕구 사이에서 묘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박정수 대구·경북 본부장>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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