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난제는 대학 재정의 영세성이다. 전자공학과를 평가하기 위해 11개 대학을 방문,조사했다는 장수영 포항공대 부학장에 의하면 국립대학은 64.5∼74.7%를 국고보조비에,사립대학은 70∼85%를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명문 사립대들은 등록금 수입의존도가 25%밖에 안된다. ◆27개 국립대학에 배정되는 국고예산이라야 4천3백60억원이다. 평균하면 1백61억원에 불과하다. 대학교육의 78%를 담당하는 1백14개 사립대에 지급되는 국고지원금은 올해의 경우 4백억원 뿐이다. 대학 재정이 이 지경이다 보니 사립대는 교수 확보율이 법정정원의 68.2%,국립대도 79%에 머물고 있다. ◆대학 재정 규모를 학생 1인당으로 계산해보면 선진국의 10분의 1 내지는 15분의 1 수준이다. 공개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미국 MIT의 경우 학생 1인당 예산은 무려 6만3천3백51억달러나 된다. 동경대도 4만1천6백14달러다. 올해 우리의 대학 재정을 학생 1인당으로 평균하면 3천5백달러∼4천달러 수준밖에 안된다. 싼게 비지떡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이자 풀어야할 문제의 핵심이다. ◆인구대비 대학생수를 보면 우리의 대학들이 지금 얼마나 헛배가 불러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4천3백52만명의 인구중 4년제 대학 재학생수는 1백6만8천명이나 된다. 전체 인구의 2.45%다. 호주(3.05%) 미국(2.51%)에 이어 세계 3위다. 독일(2.11%) 캐나다(1.98%) 일본(1.68%) 영국(1.12%) 등 교육 선진국이 우리보다 대학생 수에서는 훨씬 뒤져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대선후보들은 무얼 믿고 대학 입학의 문을 더욱 넓혀야겠다는 것인가. 집권을 위해서는 표를 얻어야 하고,그러려면 강도 없는 곳에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공약쯤 서슴없이 하는게 정치인들이라고 하지만,나라의 장래가 걸친 2세 교육문제까지도 표를 얻기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쓰겠다는 생각은 누구도 더이상 말았으면 한다. 유권자들은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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