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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북·전남(12·18 대선 전국기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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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북·전남(12·18 대선 전국기류:3)

입력
199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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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아성… 틈새 공략 활발/“변화있다” 목표치 확보 물밑활동/김영삼/지역감정 유발막게 신중한 접근/김대중/지역개발 공약 「당원 늘리기」 주력/정주영대통령 직접선거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만 있을 수 있는 국민적 축제이다.

선거축제를 통해서 그동안 권력으로부터 소외감을 느껴왔던 유권자들이 스스로 나라의 주인임을 재확인하는 정치적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30년간의 「군정시대」를 통해 광주항쟁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체험을 했고 스스로를 지역차별화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자인하는 「호남정서」 속에 생활해온 지역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고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같은 유권자의 바람과는 달리 호남지역 대선축제를 연출해갈 민자 민주 국민 3당의 선거본부는 한결같이 「소리나지않게」 확실한 표를 다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시끄럽지 않는 선거지역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우선 호남지역의 여당격인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의 대규모 유세나 세몰이가 영남 등 타지역 유권자들의 결속이라는 역효과를 가져와 대세를 그르치는 한편 지역감정 선거의 빌미 제공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인식을 확실히 하고 있다. 지난 15일 DJ가 참석하는 광주·전남지역 당원 단합대회가 아예 취소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극도의 신중을 기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잘 말해주고 있다.

민자·국민당 역시 호남지역 정서로 볼때 소리나는 선거운동이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할 뿐이라는 판단을 하고있다. 두당은 세몰이보다는 조직확대 당원연수 시찰 등을 통한 물밑선거 운동에 치중하고 있다.

한편 DJ의 표밭일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유권자들 역시 이번 선거에서 87년 선거때처럼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재현될 경우 영남의 유권자수가 호남에 비해 곱절이나 된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이 신명나는 「한풀이 마당」이 되지 못하리라는 예상때문에 드러내놓고 대선결과에 관심을 표명하는 유권자들은 드물다.

어떻게 보면 성숙된 지지의 분위기가 이곳에 형성돼가고 있는 것이다.

「지역야당」을 자처하고 있는 민자당의 경우 5년전의 대선때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 약간의 기대를 걸고있다. 5년전선거가 6월항쟁을 통해 얻어낸 첫 대통령 직선인데다 광주항쟁 문제가 이슈로 걸린 과열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던데 반해 이번 선거는 점진적 민주화가 성숙된 가운데 후보로 내세운 YS가 광주문제에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DJ와 함께 독재정권의 공동 피해자이자 영원한 맞수였음을 내세우고 있다.

민자당은 일단 14대 총선때의 득표율(광주 9.1,전남 25.2,전북 31.8%)을 이번 대선의 목표 득표율로 삼고 지구당별로 이를 「사수」하도록 독려하고있다. 그러나 총선 득표율은 후보자별 사조직이 가동되어 대선득표로 연결지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13대 대선때의 노·YS 득표율의 합계(광주 5.3,전남 9.3,전북 15.6%) 만큼은 쉽게 얻을 수 있으리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근거로는 선거분위기가 예전과 다르고 그동안 꾸준한 당세확장을 통해 호남지역 당원수만해도 유권자의 5∼8% 내외에 달하고 있음을 들고 있다. 그래서 호남지역의 민자당 선거전략은 부동표 흡수에 진력하는 타지역과는 달리 당조직이 득표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가 되고 있고,이에따라 당원 교육이 바로 득표운동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특히 공조직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북출신 김덕룡의원(서초을)을 통해 민주산악회와 당의 원만한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타지역과의 특이점이다.

뉴DJ플랜에따라 전국차원의 비토그룹 및 중산층표 흡수에 나선 민주당의 경우 호남지역에서의 표몰이 행보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이 지역에서의 세과시가 잘못하면 타지역에서의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자니 민자·국민당의 조직확대·당원연수 및 시찰활동을 통한 표밭갈이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야당의 선거전형인 「바람선거」를 지양하고 각 지역별로 동책 여성책 청년책 등 하부조직을 임명하여 탄탄한 「조직선거」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 유권자 사이에 팽배해 있는 패배주의 의식을 극복하고 사표화를 방지하기 위해 DJ 집권의 당위성과가능성을 인식시키는 소규모 집회를 자주 갖는 한편 이기택대표가 최소한 2차례 이상 전남북지역에서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DJ의 호남 현지 유세는 선거판도의 변화를 읽어가면서 지역유권자들이 「DJ의 호남홀대」 인상을 갖지 않는 범위에서 한차례 정도 가질 예정이다.

민주당측은 예전과 달리 호남지역에서의 차분한 선거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선거종반에 가면 「DJ의 마지막회」라는 하소연과 함께 호남정서의 상승작용으로 13대 대선때의 몰표득표가 재현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같은 「호남텃밭」 인식은 호남지역 득표율 보다 취약지인 영남지역 득표를 위해 이곳의 선거운동원을 타지역에 파견하는 등 여유를 가능케 하고 있다.

한편 지역유권자의 10∼15%를 당원으로 흡수했다고 주장하는 국민당의 경우 DJ의 당선 불가론·YS의 자질론을 펴며 반영남 정서의 틈새에 CY의 「경제대통령론」을 내세워 겉으로는 가장 활발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 미개발의 주민불만에 편승,지역별로 공장 및 도서관·병원 등 편의시설 건설을 약속하는 한편 서산·울산 등 당원 관광견학을 통해 급속한 조직확산에 성공했다는게 국민당의 주장이다. 후발주자인 국민당은 그동안 기초·광역·총선에서 소외당했던 민주당내 반DJ세를 근간으로 14일 정주·정읍 지구당 창당대회를 끝으로 호남지역 39개(광주·전남 25,전북 14) 지구당 조직을 완료했다. 국민당은 특히 새한국당의 흡수통합으로 호남출신 민자당내 반YS 세력을 영입함으로써 지역내 제2당으로서 민자당을 제치는 상당한 득표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국민당은 지구당별로 이·동 단위 책임자 조직을 완료했고 대선기간중 CY의 경제신화 홍보와 함께 CY 및 최고위원급의 빈번한 유세나들이로 반DJ의 부동표 흡수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DJ 아성을 공략하려는 민자 국민의 호남지역 표잠식운동이 만만치 않아 13대 대선때의 절대적 지지열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선거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지역적 소외감을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정서는 DJ 지지율이 14대 총선 때를 웃돌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고 있다.<박정삼 호남취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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