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의 꽃”은 옛말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씨의 자살동기에 대한 의혹이 베일에 싸여있는 가운데 금융계의 꽃이라는 시중은행 명동지점장의 위상과 명동일대의 금융시장 판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동일대는 70년대까지만 해도 대기업과 단자·증권사를 비롯,수십억원대의 현금동원력을 가진 「큰손」 사채꾼들이 포진해있어 한국 금융 1번지의 명성을 과시해 왔다.
때문에 이곳은 한때 미국의 월스트리트에 비견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었으나 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여의도일대에 증권가가 형성된데다 강남금융권이 급부상 하면서 점차 사양이 깃들기 시작,최근에는 겨우 과거의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S은행 명동지점장 송모씨(53)는 『한때 은행원이면 누구나 선망의 대상이 됐던 명동지점장 자리는 이제 과거의 허명에 짓눌려 능력이상의 예금수신고를 올려야한는 빛좋은 개살구 신세가 됐다며 이때문에 이제 금융계에서는 명동을 멍동(멍이 들었다)이라고 자조적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금융 관계자들은 이 지점장의 겨우 서소문지점장 재임시절 상업은행 전국 수신고 1위를 기록하고 평소에도 수천억원대의 예금을 몰고다녔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명동지점」이라는 성가에 맞는 수신고를 단기간에 올리기엔 명동 금융권의 판세가 너무 위축돼있다며 수신고 경쟁 압박감에 시달렸을 것으로 보고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가짜 CD(양도성예금증서) 사건과 신용금고 부정대출사건 등 악재가 겹쳐 명동 사채시장이 찬바람을 맞고있어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자살동기가 무엇인지는 차차 밝혀지겠지만 이씨의 죽음은 옛영화를 잃어가고 있는 명동금융가의 실상을 엿보게 해주는 계기가 된것같다.<조희제기자>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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