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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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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의 생명은 지조와 경륜이다』­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민주주의 기틀을 확고히 다진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링컨의 말이다. 굽힘없는 의지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문제를 꿰뚫고 해결하는 형안과 통찰력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풀이다. ◆지난 「3·24총선」이후 8개월 동안에 소속정당을 바꾼 의원이 무려 30여명에 이르고 있다. 전체 국회의원 정수 2백99명의 10%에 해당된다.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신념에 따라 정당을 바꾸거나 정책과 목표가 같은 정당끼리 통합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당적변경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러나 개인적 이해득실에 따른 「철새족」들의 당적변경은 「변절」로 규탄돼야 마땅하다. ◆14대 총선이후 계속되어온 무소속 의원들의 민자당 입당도 말이 안된다. 선거당시 정당소속 후보를 비판하고 당선된뒤 약속을 어기고 당적을 갖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 조윤형의원의 경우는 총선때 공천 탈락에 반발,국민당으로 옮겨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된뒤 다시 탈당했다가 민주당에 입당함으로써 빈축을 샀다. 이번에는 야당으로 당선된 임춘원·송천영·박규식의원이 민주당을 탈당,민자당에 입당했다. 이는 야당을 지원했던 지역구 유권자에 대한 배신행위다. ◆우리는 지난 의정사상 많은 철새 정치인을 보아왔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4·19」 민주학생 혁명을 넉달 앞두고 민주당에서 자유당으로 변절한 8명의 의원이다. 조정훈,김주묵,송영주,김삭,유승준,홍순희,허윤수,권오종 등 야당 의원들은 60년 1월 「감투」와 「돈」에 팔려 여당으로 넘어갔다. 「3·15」 부정선거를 획책한 자유당이 민주당의 예봉을 꺾기 위해 변절자를 양산한 것이다. 이들은 결국 「4·19」로 정치생명이 끝장나고 말았다. ◆이제 우리도 「철새 정치인」과 「변절의원」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를 느낀다. 개인의 이해에 따라 선량들이 당적을 마구 옮겨다닌다면 정당정치는 기틀부터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전국구 의원은 물론이고 지역구 의원도 당적을 이탈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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