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인수팀에 로비 금지령【워싱턴=정일화특파원】 빌 클리턴 미 대통령 당선자는 부시 행정부로부터의 정권인수를 위한 주요참모 40명을 임명한지 하루뒤인 13일 이례적으로 정권 인수팀 멤버가 지켜야할 강력한 윤리요강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첫째 정권인수팀은 향후 6개월간 어떤 특정 이익단체를 위한 로비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둘째 정권인수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개인적 이익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셋째는 정권 인수팀 요원은 개인 가족 또는 본인과 관련된 상용 거래자나 사업인의 금전적 이익과 관련된 어떤 인수 관계업무에도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이다.
워런 크리스토퍼 정권인 수팀 사무국장은 이번에 발표된 윤리요강은 역사에 전례가 없는 엄격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 윤리요강이 클린턴 행정부의 기본적 윤리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정권 인수팀 구성원이 이 윤리요강을 위반한 사실이 발견되면 즉각 해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는 이와함께 윤리문제와 관련된 정부로비법과 선거운동 자금법의 개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정부 로비법은 정부에 재직했던 사람이 퇴임후 1년간 로비활동을 못하게 돼있는데 이 기간을 5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선거 자금법은 선거전 기간동안 로스페로 무소속후보가 『다른 후보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선거운동을 하지만 나는 단 한푼의 국민세금도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자주해 이를 둘러싸고 그동안 야기돼온 개인돈 쓰기의 한계를 정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당선자가 이날 발표한 윤리강령은 적어도 2가지 정치적 효과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선거운동기간중 수없이 남발한 정치공약으로 부터 비교적 자유스런 입장에서 정권 교체업무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것이고 이런 풍토를 새 정부 발족후에도 지속시키겠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클린턴은 선거유세 기간동안 무려 37개항에 1백64가지 공약을 한것으로 돼있다. 국방 외교 정치개혁 등 주요공약외에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동성연애자,여성,변호사 등 특정집단에 대해 한것도 수없이 많다. 아마도 각 이익단체들이 클린턴의 공약을 들이대면서 『이것을 실행해달라』고 요구한다면 정권인수과정 자체부터 어려움을 겪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공약으로 외쳤던 「변화」를 일단 국민에게 가장 쉽게 내보일 수 있는 방법으로 기강확립을 택했다는 것이다. 사실 정권교체 반원들이 교체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로비활동이나 하고 또 어떤 특정 이익을 추구한다면 당연히 현직에서 쫓겨나야 할 것이다. 이는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다스릴 수 있다. 공무원 윤리청이라는 것이 부시행정부에 의해 설립돼있다.
클리턴의 윤리강령에 대해 미국인들은 일단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깨끗하게 하겠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은 12일 당선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성연애자의 군복무를 인정할 뜻을 강력히 비쳤고 아이티 난민을 무작정 받아들일 의향임을 밝혀 2백년전통의 군대기강을 흐리게 하고 아이티난민의 고국탈출을 조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어 클리턴 측이 이날 발표한 윤리지침에 대해서도 약간의 비난이 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로비활동에 참여하다 정권인수반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언론에 따르면 버논 조던 정권인수위원장,워런 크리스토퍼 사무국장,미키 캔터위원 등 3사람은 외국기업이나 외국회사를 위한 로비활동에 종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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