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미군 적정수준 유지를”/노 대통령/“한반도의 안보문제 잘안다”/클린턴노태우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당선자는 13일 상오8시(미국시간 12일 하오5시)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안보공약,북한의 핵개발 공동대응 문제 등에 대해 악 20분간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통화에서 노 대통령과 클린턴 당선자는 양국간 안보 외교 경제 등 각 분야에서의 변함없는 우호협력 관계를 다짐했다.
특히 클린턴 당선자는 한미 통상관계에 관심을 표시,양국간 무역이 균형을 이루게된데 대해 만족을 표시함으로써 한국의 개방노력을 평가했다.
이날 통화내용으로 미루어서도 당초 우리 정부의 전망이나 주장대로 미국의 새행정부 출범후 대외통상 압력이 가중된다해도 주타깃은 무역역조가 계속되고 있는 일본 등이 될 것이며 우리는 상대적으로 그 대상에서 비켜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당선자는 또 미국의 아태지역에서의 역할을 비롯,주한미군 문제·북한의 핵개발 의혹과 대량 살상무기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한다』는 표현 등으로 협력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통화는 양국간에 사전약속된 상오8시 조금 전 노 대통령이 미 아칸소주 리틀록시에 있는 주지사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이루어졌으며 노 대통령은 첫 안부인사와 당선축하 인사를 영어로 했다.
이어 통화는 이정하 청와대공보비서관이 통역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클린턴 당선자와 미야자와 일 총리의 통화가 5분간이었던데 비해 노 대통령과의 통화가 20분간이나 이어진 것은 양국 관계가 변함이 없고 더 긴밀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과 클린턴 당선자 사이의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 대통령=안녕하십니까.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번 귀하의 승리는 귀하가 제시한 비전과 정책에 대한 미 국민의 신임을 반영한 것입니다.
본인은 지난 88년 9월 서울에서 만났던 것을 소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당선자=감사합니다. 저도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을 바로 앞둔 시점에 방한 했을때 각하께서 한국 선수단 전원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시간을 할애해 주신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세계가 이제 탈냉전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나 아직 불확실과 불안정 요소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귀하께서 미국의 범세계적 리더십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본인도 미야자와(궁택) 일본총리와 만나 앞으로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미국의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특히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직절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클린턴 당선자=각하와 미야자와 총리와의 회담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이 계속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만 주한미군은 필요가 있는 한 계속 주둔할 것 입니다. 북한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서도 계속 적극 협력해 나아갈 것입니다. 한반도의 안보문제에 관해서는 지난 88년 만났을때 이미 한국의 입장을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한미 양국은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본인은 한국으 민주화에 긍지를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민주화 노력에 미국의 성원이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냉전의 잔재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대결과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이 이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분명한 입장읖 표시해 주신 것을 매우 마음 든든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당선자=통화를 끝내기전에 미리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먼저 한국의 민주화 성취를 축하합니다. 그리고 한미간 교역이 계속 증가되어 양국간 무역역조가 해소되고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각하를 처음 뵈었을때(88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연간 80억달러 선이었으나 지금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모두 각하가 노력하신데 따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의혹에 대해서는 각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핵문제 뿐 아니라 이란·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량학살 무기개발은 모든 인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며 이의 저지를 위해 각하와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노 대통령=한국은 아시아서 동맹국겸 동반자로서 계속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며 특히 평화와 안정의 유지와 민주주의·시장경제의 확산을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힐러리 여사에게도 본인 내외의 각별한 안부를 전합니다.
▲클린턴 당선자=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협조해 나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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