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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성공회,금기깨고 여사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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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성공회,금기깨고 여사제 허용

입력
199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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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회의서 의결… “루터이래 최대사건”/반대파 이탈 움직임… 내분 불가피할듯【런던=원인성특파원】 영국의 성공회가 11일 4백여년의 전통을 깨고 여성의 사제서품을 허용키로 결정함으로써 여성도 신부나 주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성공회의 이날 결정은 루터의 종교개혁 이래 가장 중대한 종교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여성 성직자 서품에 반대하고 있는 로마 가톨릭은 성공회의 결정에 즉각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소집된 종교회의에서는 주교회의,신부회의,평신도회의 등 성공회의 3개 의사결정 기구에서 각각 표결이 실시됐다. 여성의 사제서품은 각 회의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의결되는데 7시간에 걸친 토론끝에 실시된 표결에서 주교회의는 75%,신부회의는 70.4%,평신도회의는 67.3%의 찬성으로 모두 여성의 성직자 서품을 가결했다.

지난해의 회의에서는 평신도 회의가 이를 부결했었는데 이날은 평신도 회의가 단 2표 차이로 가결함으로써 여성 성직자의 길이 열리게 됐다. 여성의 사제서품 허용의 문제는 그동안 성서와 여성의 문제에 관한 논란을 가열시키면서 성공회의 가장 큰 쟁점이 돼왔다.

여성도 성직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측은 하느님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성직을 남성이 독점하는 것은 교회내의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주장해왔다. 조지 캐리 캔터베리 대주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성직자와 신도의 3분의 2 이상은 이같은 입장을 지지해왔으나 평신도회의는 그중 가낭 강력한 반대입장에 서왔다.

평신도 회의 입장은 예수가 남자라는 점을 근거로 살고있다. 성직자는 예수의 뒤를 이어 복음을 전파하는 만큼 남자여야하며 예수의 예수의 열두제자도 모두 남성이라는 점,로마 가톡릭 교회와 그리스 정교도 남성에게만 성직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여성에게도 성직을 허용하기로한 이 결정은 성공회 내부의 심각한 분열을 동시에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입장에 서왔던 상당수의 신부와 주교들은 여성 성직자가 임명될 경우 교회를 떠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대파쪽에서는 주교 2명을 포함,약 1천여명의 성직자가 이탈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품을 기다리는 여성이 1천4백여명에 이르기 때문에 현 성직자들의 이탈로 생기는 공백은 메울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한 영향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BBC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신도 다섯명중 한명은 여자 성직자가 탄생할 경우 그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답해 신도의 이탈 등 교회의 분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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