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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귀국 맏딸·외손자 본사방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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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귀국 맏딸·외손자 본사방문 호소

입력
1992.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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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세 한·꿈서린 「상항 한국인교회」 매각위기/안창호선생 유족 「성금」 애태워/28년 건립… 재미 독립운동 산실/현지 캠페인 불구 2백만불 난망/“해외 독립사적 보존 정부배려를”미 대륙 최초의 한인교회인 상항(샌프란시스코) 한국인 감리교회가 매각위기에 처해있어 교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중심지 파월가에 있는 이 교회는 최근 교회당회가 급증하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변두리에 새로 큰 건물을 지어 이전키로 하고 비용마련을 위해 매물로 내놓아 자칫 이방인에게 넘어갈지도 모를 지경에 빠졌다.

도산 안창호선생 탄신 1백1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7일 일시 귀국한 도산의 맏딸 안수산여사(77)와 안 여사의 아들이자 도산의 외손자인 필립 안 커디씨(36)는 11일 한국일보사를 방문,『1928년 세워진 이래 초창기 교포사회의 정신적 지주이자 재미 한인 독립운동의 산실로 자리잡아온 교회건물이 팔릴 위기에 놓였다』며 『역사적 유물로 가치가 높은 건물의 보존을 위해 한국민과 한국정부가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는 안여사와 커디씨에게 이 교회건물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도산이 1904년에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하기 시작한 20여명 남짓한 교민들을 모아 가정예배를 드린 것이 시초가 돼 탄생한 이 교회는 그후 도산의 재미 독립운동의 주근거지로 활용됐다.

도산의 노력으로 이 교회는 1906년 11월 한적 초대 총재를 지낸 양주삼박사(당시 전도사)가 개척목회자 자격으로 창립예배를 봄으로써 제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1908년 친일 행각을 일삼던 미국인 스티븐스를 오클랜드에서 저격,한민족의 기개를 떨쳤던 전명운,장인환의사를 비롯한 재미 청년 독립운동가들도 이 교회에서 도산의 가르침을 받고 독립에의 열기를 가다듬었다.

도산은 이어 이 교회를 중심으로 1912년 대한인 국민회 중앙총회를 조직하고 신한민보를 창간했으며 이듬해 흥사단을 결성,본격적인 애국계몽운동을 시작했다.

한인 가정이나 미국인 감리교회에서 곁방살이 하듯 꾸려져나가던 교회는 1928년 교민들의 성금과 미국 감리교단의 도움으로 현재의 건물을 신축,본격적인 터를 잡았다.

이 교회는 또 애국가 작곡자인 안익태씨가 1931년 예비를 보다 교포들이 스코틀랜드 민요 곡조에 가사를 붙여 애국가를 부르는 것을 듣고 애국가 멜로디의 영감을 받은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

『교회 매각설이 한인사회에 알려지자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을 중심으로 한미사적 보존회를 만들어 이 건물을 민족의 성지로 만들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전한 안여사는 『그러나 건물인수와 보전비용에 필요한 2백여만달러를 교포들의 힘으로 모은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안여사는 『최악의 경우 우리 교민이 인수,민족교육과 교포들의 문화활동 공간으로라도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각지에 무관심속에 묻혀있는 귀중한 독립운동 관련자료와 사적보존에 한국정부의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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