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물증확실 「간첩」 입증 자신”/변호인 “분단희생물” 부각할듯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민중당 공동대표 김낙중피고인(57)의 첫 공판이 12일 상오 서울형사지법 합의25부(재판장 양삼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번 재판을 기점으로 남한 조선노동당 간첩단사건 구속자 63명의 재판이 차례로 열릴 예정이어서 「남로당이후 최대 간첩단사건」에 대한 사법처리가 시작되는 셈이다.
김낙중 간첩단,황인오 중부지역당,손병선 지하지도부 등 별도 3개조직으로 나누어지는 이번 간첩단사건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장관급 공작원 임모씨,북한 당서열 22위인 이선실(71·여) 등 북한의 고위 남파공작원들이 공작금 등의 지원으로 남한의 자생적 좌익성향 인사들을 포섭,대규모 지하조직망을 구축하려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정치인 관련설이 쟁점화되고 있어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검찰은 김 피고인의 경우 정치인 관련설을 「근거없는 이야기」로 일축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김 피고인이 북한 공작원 임모씨와의 접촉사실과 2백10만달러의 거액 공작금 수수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독약앰플,난수표 등 확실한 물증까지 있어 사실관계에서는 별다른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승헌 임종인변호사 6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도 김 피고인이 실정법상 「간첩」 행위를 하게된 동기와 과정 등을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김 피고인이 국가기밀사항을 북에 넘겨주는 등 실제로 이적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김 피고인을 「분단체제가 낳은 희생물」로 간주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공작금을 받은 시점이후에 나온 남북한 모두를 비판하는 내용의 각종 논문과 저서를 증거물로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처럼 명백한 간첩사건도 없을 것』이라며 『물증과 진술 등이 혐의를 충분히 뒷받침해 법률적 다툼의 여지도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군사정보 같은 중요사항 뿐만 아니라 신문보도,전화번호부 기재사항까지도 반국가단체에 비밀로 하는 것이 국익에 필요하다면 국가기밀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김 피고인이 북측에 보고한 민중당 조직상황과 그 밖의 모든 사항이 기밀탐지 및 누설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피고인의 논문역시 남한 비판성향이 훨씬 강하며 양비론적 입장을 취한 것을 북한의 지시에 의한 전형적 중립인사 가장기도라고 해석,논문과 저서를 이적표현물 제작혐의로 기소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 김 피고인이 심금섭씨(63) 등 관련자들을 포섭한 것이 명백한 이상 「금품수수·회합통신」 외에는 혐의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피고인만도 63명이나 돼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가 총동원되고 서울형사지법 역시 6개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간첩사건으로는 해방이후 최대의 재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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