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복안없이 흑자타령만/국민 “3년내 300억불” 장담/민자·민주선 다소 신중입장/“과다한 흑자엔 「거품경제」 후유증”국제수지에 대한 각 당의 공약은 구체적 정책의지가 담겼다기보다 사실상 「주먹구구」식 전망에 가깝다.
민자당은 94년 흑자경제 달성과 96년까지 대일적자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내세웠다.
민주당은 집권 2년내 흑자 전환이라는 다소 조심스런 태도다.
국민당은 3년내 무려 3백억달러 흑자를 이룰 자신이 있다는 입장.
각 당이 이번 대선공약으로 국제수지 부문에까지 관심을 나타낸 배경은 6공들어 국제수지 흑자가 무너져내리듯 적자로 반전,물가불안과 함께 대표적 경제실정으로 부각된 때문일 것이다.
국제수지는 수출과 수입 등 교역과 여행 기술이전료 등 비교역 거개를 모두 합한 국제간 거래의 손익계산 결과다. 따라서 국제수지만을 떼서 「몇억달러 달성」 식으로 애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공허한 숫자놀음이 되기 쉽다. 적어도 수출을 얼마까지 늘리고 수입은 어느 선에 묶은 결과 국제수지가 어떤 수준이 될거라는 개략적 복안은 있어야 한다. 그렇더라도 수출입이란 교역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같은 물건을 팔려는 경쟁상대도 여럿이어서 우리 생각대로 될지는 항상 미지수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때 이번에 「흑자」란 단어만 달랑 내건 각 당의 배짱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민자·민주 양당이 내건 94년 흑자전환은 그런대로 신중한 편이다. 정부의 7차 5개년 계획상 국제수지 목표는 94년 15억달러 적자,95년 흑자전환이다.
경쟁력 한계에 부딪쳐 일본에 밀리고 중국 등 후발개도국에 쫓기는 우리 수출산업이 필사적 노력을 다한다면 한해쯤 목표달성을 앞당기는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법도 하다.
민자당의 대일적자 절감 공약은 우리 경제가 뼈깎는 노력으로 지향해야할 과제 제시로 여겨진다.
반면 국민당이 주장하는 3년내 3백억달러 흑자는 도대체 뭔가.
7차 계획상 연간 수입 증가율이 평균 10%내외니 5년뒤 3백억달러 흑자를 이루려면 해마다 22%씩 수출이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80년대 들어 수출이 전년비 20%이상 늘어난 해는 단군이후 최대 호황이라던 87·88년 두해 뿐이었다. 또 연간 수출고가 3백억달러를 처음 넘은 것은 불과 7년전인 85년이었다.
한 경제관계자는 『국제수지 흑자가 많을수록 좋다고 3백억달러 운운한 것은 매출이나 이익이 클수록 신난다는 기업 경영식 사고방식에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몇년간 겪은 것처럼 과다한 무역흑자는 환율조정 강요 등 통상마찰과 부동산 투기 증시과열 등 심각한 「거품경제」 후유증을 몰고온다. 따라서 국가경제 운용 차원에선 적정 수준의 흑자 유지가 최선이라는 분석이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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