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서 부실공사로 말썽이 될 때마다 단골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설업체가 있다. 지난달초 산본 신도시에서 부실공사로 공사중지명령을 받은 한양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감사원이 산본 한양아파트 66개동 3천3백12세대중 11개동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강도이하의 콘크리트 사용,철근 배열 불량 등의 중대한 하자가 드러나 정밀 안전진단을 위해 공사를 중지시킨 것이다. 만약 정밀진단에서 최종적으로 부실판정이 내려지면 이미 10층 이상까지 올라간 아파트 골조를 모두 헐어내고 다시 짓는 지난해 신도시 불량 레미콘 파문 때의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이 불과 1여년만에 재연될 판이다.
한양은 이전에도 신도시에서 여러차례 부실공사로 물의를 빚은 「전과」를 갖고 있다.
지난해말 입주한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서는 난방이 제대로 안되고 물이 새는 등 하자가 많아 입주자와의 분쟁끝에 전면 보수를 했고 올 1월에는 평촌 공사현장에서 조립식 복도 10개층에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또 지난 4월말 입주예정있던 분당과 평촌아파트 2천여세대는 마무리 공사가 제대로 안돼 입주 예정일이 지나도록 준공검사를 받지 못했으며 일부는 아직까지도 준공이 안된 상태이다. 그동안 신도시에서 발생한 5건의 부실공사 관련 집단민원중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양아파트였다.
신도시를 크게 6공의 최대 치적으로,작게는 부동산경기 안정을 가져온 1등 공신으로 내세우는 건설부 관리는 그래서 한양 얘기만 나오면 열을 올린다. 『공들여 쌓아놓은 신도시의 탑을 무너뜨리는 주범』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관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성토분위기와는 달리 건설부는 부실시비가 문제될 때마다 별다른 조치가 없이 넘어가곤 했다. 건설부 관리들의 높던 목소리도 이 대목에 와서는 제재근거가 미흡하다느니,업체가 타격을 받으면 아파트 입주자에게 타격이 온다느니 하며 낮아지곤 한다. 신도시의 공든 탑은 부실업체 뿐 아니라 이같은 「부실한 제도와 부실한 정부행정」 때문에 허물어져가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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