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운영… 매달 9일 「점심잔치」형편이 어려운 할머니들의 놀이방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1동 애몽경로회관 낡은 한옥은 매달 9일이면 이곳에 오는 할머니들에게 따뜻한 점심대접을 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할머니 30여명이 몰려들어 잔치분위기를 이룬다.
지난 10년간 경로회관을 운영해온 이 정많은 할머니들은 애몽봉사단 회원들. 할머니들은 79년에 봉사단을 창립,경로회관 운영외에도 무의탁할머니 10여명의 생활비를 보태주고 매년 양로원에 연탄을 들여주며 불우할머니들을 도와왔다.
봉사단은 원래 최흥순회장(69) 등 할머니 40여명이 세상유람이나 하자고 78년에 만든 모임이었다.
그러다가 영등포시장 부근 음식점에서 계모임을 마치고 나오던중 행상으로 살아가는 한 할머니를 보고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특히 최 회장은 목공인 남편과 사글세방을 전전하며 9남매를 키우느라 등골 빠지던 과거의 자기모습을 떠올리고 이 모임을 봉사단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발족이후 봉사단은 주로 구청이 여는 불우노인을 위한 행사 등에 자선금을 전달했는데 소식이 널리 알려져 회원은 3년새 1백여명으로 늘어났다.
최 회장은 회원들과 힘을 합쳐 82년에 1백여평의 경로회관 건물을 구입해 불우 할머니들의 쉼터로 제공했다.
자기도 어려우면서 남을 돕는 회원들도 많아졌다. 남편을 여의고 1백2세 시어머니를 혼자서 삯바느질로 봉양해온 원득희할머니(72)는 84년 가입후 매달 5천원의 회비를 한번도 빠뜨리지 않았다.
영등포구청은 최 회장을 12월에 발표되는 서울시의 「자랑스러운 시민상」 시민화합부문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최 회장 등은 『우리가 한일은 상받을 만한 것이 못된다』고 겸양하며 『며느리들이 우리의 활동을 이어 가기로 약속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고 있다.<이은호기자>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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