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 조각다소 어려움/내부갈등 수습 “선결과제”빌 클린턴 미 대통령 당선자는 6일 정권인수위원장을 임용하는 등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클린턴 당선자는 이날 흑인민권운동가인 버논 조단을 정권인수위원장으로,전 국무차관 워런 크리스토퍼를 실무책임자로 각각 임명함으로써 정권승계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클린턴 진영은 내년 1월20일 취임식까지 남아있는 70여일동안 현 행정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가며 세부적인 업무인수작업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부시 행정부도 이미 제임스 베이커 백악관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행정이양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함께 로버트 졸릭 백악관 부비서를 클린턴 진영과의 연락실무 책임자로 내정하는 등 정권이양 채비를 마무리지었다.
클린턴의 정권인수위원회는 내주초 워싱턴에 사무소를 공식 발족할 예정인데 차기 행정부의 인선작업 등에 대한 논의는 이미 선거 종반부터 클린턴 선거대책본부내에서 이뤄져 왔다는 후문이다.
미키 캔터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전 버몬트 주지사 메들레인 쿠닌,전 샌안도니오시장 헨리 시스네로스 등 3인과 이번에 정권인수반 팀장으로 기용된 조단과 크리스토퍼가 주축이 돼 비밀리에 차기 행정부의 인선작업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내각 인선작업은 초반부터 인물난과 자체 내분설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클린턴 진영의 고민은 민주당내에선 전문행정능력을 갖춘 역량있는 인물을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카터 행정부이래 12년동안 집권경험이 전무하기에 적임자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클린턴의 대권창출에 음양으로 기여한 기업가와 법조인 등이 차기 클린턴 내각의 물망에 올라있지만 행정경험이 일천해 선뜻 용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게 클린턴 진영의 고충이다.
여기에 클린턴 진영의 내부갈등 및 알력도 민주당의 효과적 수권작업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세기간도중 선거전략을 총괄해온 캔터 본부장의 독단적 업무처리와 전횡이 클린턴 진영의 균열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린턴 부부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캔터가 다른 보좌관들의 클린턴 접근을 봉쇄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은 묵살해 왔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5일 캔터를 이번 민주당의 정권인수위원장직에 임명하려 했지만 내부반대가 거세 결국 조단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했다.
그러나 클린턴이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역량과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할 경우 민주당의 대권승계 행로는 그리 험난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정권인수위원장 및 책임자선정 과정에서 슬기롭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정권인수팀장을 흑인민권운동가인 조단을 지명함으로써 당내 잡음을 효과적으로 진정시켰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한 클린턴 진영에서 유일하게 행정경험이 있는 크리스토퍼를 실무책임 사무국장으로 등용한 것도 향후 그의 각료기용 기준을 능력위주로 하겠다는 의도로 워싱턴 정계에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진영의 불화가 확인된 이상 이에대한 근본적인 치유여부가 정권 출범을 앞둔 클린턴의 선결과제로 볼 수 있다.
클린턴의 정권인수위원회는 따라서 공화당 정부의 업무인수 및 의회와의 협력유지방안,정책 우선순위결정 등 본연의 임무뿐 아니라 공정한 인선으로 당내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게 됐다.
크리스토퍼 사무국장이 이날 향후 클린턴 내각의 인선방침을 밝히면서 『가장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시키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번 민주당의 정권인수위원회는 6백명의 인원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이는 지난 76년 민주당 카터 당선때의 인수팀 3백명보다는 두배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이는 클린턴 당선자가 그만큼 차질없는 정권인수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뜻한다.
인수위원회는 클린턴이 취임할 때까지 주로 머무르게 될 아칸소주 리틀록과 워싱턴으로 나눠져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조만간 이에 필요한 경비 3백50만달러가 국고에서 지원될 예정이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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