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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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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 LA캠퍼스(UCLA)가 자리잡고 있는 일대 지역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웨스트우드」라고 한다. LA 도심에서 서쪽에 있는 숲지대라는 직담이 가능할듯하다. 이 지역이 LA에서 살기좋은 지역중의 하나가 된 것은 도시 형성이 오래지 않은 신흥부촌이라는게 한 이유일 것이다. ◆웨스트우드에는 우선 흑인들의 빈민촌이 없다. 밤에 사람들이 거리를 마음놓고 다닐 수 있다. 산타모니카 해변도 가깝다. 거목들이 무성한 숲이 많아 사람들이 자연속에서 사는 것 같다. 30만명을 헤아릴 만큼 우리 교민들이 LA지역에 몰려살지만 웨스트우드에는 아직 한국 음식점이 없을만큼 백인 중심의 생활지역이다. ◆웨스트 우드가 LA에서 베벌리힐스나 벨에어만큼 최고급 특수부유층이 사는 지역이 아닌데도 이처럼 살기좋은 명소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앞의 여러 여건들보다는 UCLA라는 멍문대학을 이웃한 대학촌이라는데 있다. UCLA캠퍼스 앞거리의 상점가와 서점들은 대학촌의 품위에 걸맞을만한 품격이 있다. 이 거리는 대학이 한주일의 공부를 끝내고 휴식하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밤새도록 젊은이들의 천국이 된다. ◆큰 간선로에만 차량통행을 허용할뿐 지선도로는 주말을 맞는 대학생들을 위해 차량통행을 금지,한주일의 공부에 시달린 젊은들이 마음껏 뛰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된다. 그렇지만 그곳에 러브호텔도 없고 퇴폐 유흥업소도 없다. 심야 영화관이 성업할뿐이다. 젊은이들은 끼리끼리 거리에 몰려나와 거리의 악사도 하고 자전거로 관광객도 태워주고 거리의 화가노릇도 해서 그날의 용돈을 벌어 맥주 캔을 마새며 스트레스를 푼다. ◆불명예스럽게도 퇴폐·향락지대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우리의 대표적인 대학가 신촌주변을 대학문화가 숨쉬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부근 5개 대학과 서울시가 벌벗고 나섰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운 뉴스다. UCLA앞 웨스트우드 일대는 새로운 대학 문화의 모델이 되기에 충분할 것 같다. 관계 공무원이라도 파견해 배워다가 참고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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