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휴거설이 불발로 끝난지 9일만인 6일 상오 휴거열풍을 물고온 당사자인 다미선교회 목사 이장림피고인의 첫 공판이 열렸다.재판부는 신도들이 물려들 것에 대비,이례적으로 서울형사지법 대법정으로 장소를 정했으나 정작 50여명의 신도만이 참석해 법정은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화려한 계시의 전달자에서 흰색 수의·검정고무신 차림의 초췌한 모습으로 바뀐 이 피고인은 모두 진술에서 『휴거론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을 속죄하고 있다』면서 『신앙의 주관적 해석을 법의 심판에 맡긴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재판의 성격을 「종교재판」으로 규정지었다.
이날 재판에서 이 피고인은 극단적인 두 모습으로 묘사했다.
검찰은 이 피고인을 종교를 빙자해 신도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뜯은 「사기꾼」으로 규정한 반면 변호인측은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소박한 프라이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자신의 종교적 믿음을 전파한 건전한 신앙인으로 그렸다.
헌금은 하나님에게 하는 것이고 자신은 단지 보관자라는 이 피고인은 『1원짜리 하나도 내 개인을 위해 쓴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검찰이 사기죄 성립의 주요 근거로 내세운 내년 5월 만기도래하는 3억원짜리 환매채구입 역시 『휴거이후 지상에 남게될 자신과 일부 신도들의 전도비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해 교세를 확장하려한 것이 아니냐』는 검사의 추궁에 『휴거를 한마디도 안했더라도 그만한 교세는 쉽게 만들 자신이 있다』며 능란한 말솜씨를 과시했다.
그러나 장황한 양측의 공방끝에 재판장 서상규판사가 『10월28일로 휴거일을 못박은 근거가 무엇이냐』고 신문하자 이 피고인은 『직접 계시를 받은적은 없지만 계시를 받았다는 신도들의 증언과 컴퓨터 전공자가 계산한 성서상의 휴거일,미 성서 연구자의 휴거일 등이 일치돼 확신했다』며 잠시 당황해했다.<이태희기자>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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