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관 이용/원금 부풀리기/차익 조성후 상납/고객예탁금 7천억원 이상 증가/올 정치바람 유난… 가능성 높아대선을 1개월여 앞두고 증권시장에 대규모 정치자금이 유입됐다는 소문이 퍼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자금은 속성상 얼굴도 없고 흔적도 남기지 않아 언제 얼마나 증시에 들어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는 극소수의 관계자가 입을 열기전에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거액의 정치자금이 증시에서 활동중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킬만한 예사롭지 않은 징후들은 여기저기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증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보름사이에 7천억원 이상 증가한 고객예탁금과 계속되고 있는 주가의 폭 등락,수백억원 정도는 표도 나지 않을 정도로 폭증하는 거래대금,특히 얼굴을 내보이기 싫어하는 검은 돈의 수수 수단으로 통상 많이 이용돼 당국이 거래실적 발표를 금지시켰던 자전거래의 급증과 전통적으로 큰손들의 작전대상이었던 대형주 및 재벌주식의 거래증가 등이 그러한 예사롭지 않은 징후의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은 워낙 은밀히 움직이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유입설은 나돌았지만 아직도 확인된 바는 전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정치자금이 활동할만한 증시내외 여건이 무르익은 상태라며 심증은 가나 물증만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치자금의 증시운용은 크게 「차익조성후 상납」 「원금 불려주기」 「외국기관이용」 등 3가지. 가장 일반적인 「거래」는 주요재벌이 돈을 내고 정치권은 「정보」를 제공해 그 차익을 상납하는 방식이다. 정보접근이 용이한 정치권은 북방관련이나 주요 경제정책 등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고급정보를 미리 재벌에 제공,재벌은 일찌감치 관련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뒤 정보가 발표 또는 보도돼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남겨준다. 정치바람을 유난히 많이 탄 올해 증시에선 특히 개연성이 많다는 추측이다. 전문가들은 올들어 개방과 북방 바람이 함께 불어닥친 연초와 8·24 증시대책 전후,10월이후의 정치권 개편기 등 3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이 움직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익상납」은 가격을 서로 합의,1대 1로 주식을 사고 파는 자전거래를 통해 안전하고 손쉽게 차익을 조성할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래는 검은 돈의 전주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최근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 전주는 무려 32만주 가량이,삼성항공은 24만주,금호그룹은 20여만주,시중은행은 각각 10만여주씩 자전거래됐다. 여기에는 금융기관과 국민연금기금 등 정부기금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금 불리기는 정치권 자금이 직접 위탁계좌를 개설,주식을 매매해 자금을 조성하는 방식이나 노출 가능성이 커 잘 활용치 않고 있다. 다만 올들어 채권값이 폭등한 점으로 미루어 채권을 통해 자금조성을 했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올들어 10월말 현재 외국인이 매입한 주식자금은 모두 1조4천억원대에 달하는데 이중 일부가 해외 현지에서 우리나라 자금이 변칙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 특히 LA자금이 많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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