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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칸소선 온통 축제분위기/미 대통령선거 투표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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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칸소선 온통 축제분위기/미 대통령선거 투표하던 날

입력
1992.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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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신에게 감사드린다”/부시 “최악의 편파보도” 노기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고향 아칸소주도 리틀록은 3일 새벽 투표가 실시되기 전부터 이미 당선자축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인구 17만5천명의 리틀록은 클린턴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몰려온 지지자들과 세계각국에서 온 수천명의 취재진으로 리틀록이 생겨난후 최고의 축제분위기로 술렁댔다.

아칸소강이 내려다보이는 최고급 호텔 엑셀시오 등 40여개 호텔은 이미 2만5천여명의 외부인사들로 초만원 상태.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선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는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 주변도로에는 80여대의 방송차량이 클린턴 연설을 생중계하기 위해 진을 치고 있으며 인근건물 옥상엔 인공 위성송신 접시안테나로 가득차 미국언론은 클린턴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유권자에 투표 호소

지난 13개월에 걸친 마라톤유세를 마치고 3일 아침 고향 리틀록으로 올라온 클린턴 후보는 『투표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한 유권자의 질문에 『신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클린턴은 이날 고향에 도착하기전 클리블랜드,디트로이트,세인트 루이스,텍사스,덴버 등을 거치며 미 동부에서 중서부에 이르는 29시간 6천5백㎞의 마지막 행군을 강행했다.

고향으로의 귀로에 오르기전 미 제1의 고도 필라델피아에서 짤막한 휴식을 취한 클린턴은 환영인파를 향해 『내일이면 민주주의의 위대한 신비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이에 앞서 뉴저지에서 가진 유세에서 클린턴은 그동안의 강행군과 유세로 아예 잠겨버린 목소리로 『여러분들에게 미국의 승리를 돌려주기 위해 애쓰다 목소리마저 잃어버렸다』고 말한뒤 아내 힐러리여사와 춤을 추며 프로수준의 색소폰 연주를 함으로써 연설을 대신했다.

클린턴 후보는 선거를 하루앞둔 2일 유권자의 투표참여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선거전을 마무리했다.

클린턴은 이날 『이번 선거는 희망과 두려움,단결과 분열,책임과 비난,변화로의 용기와 현실안주 사이의 경쟁이다』라면서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강력히 호소했다.

○클린턴은 꼴찌 기록

뉴햄프셔주의 딕스빌 노치마을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투개표를 마감했다.

3일 자정부터 실시된 딕스빌 노치마을 투표에서는 유권자 37명중 30명만이 등록한데다 10명은 이미 부재자투표로 투표를 마쳐 1시간여만에 투개표가 완료됐다.

개표결과는 부시 후보가 15표를 얻어 선두를 차지했고 무소속의 페로 후보가 8표로 2위,앙드레 마루 후보가 5표,빌 클린턴 후보는 2표를 얻어 꼴찌를 기록했다.

딕스빌 노치마을은 지난 60년이래 뉴햄프셔주법에 의해 투표가 끝난 즉시 투표를 마감하고 개표하도록 되어 있어 지난 30년간 줄곧 투개표가 가장 빠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의 선거결과는 선거전체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로 인용돼 왔다.

4년전인 88년 대통령선거 때는 부시 후보가 34표를 획득,민주당의 듀카키스 후보(4표)를 압도적으로 눌러 승기를 잡았다.

○“패배 생각한적 없다”

부시 후보는 막판 역전승을 거두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략지역인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켄터키 루이지애나 등 5개주를 돌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한뒤 3일 고향인 텍사스의 휴스턴으로 귀환했다.

부시는 2일 아침 일찍부터 뉴저지주에서 시작,텍사스주까지 강행군했으나 줄곧 패배분위기에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부시 후보는 마치 가격할 펀치가 별로 없으면서도 최종 라운드까지 버티어 보려는 패색이 짙은 복서와도 같이 침체되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뉴저지주에서 행한 연설에서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유세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뒤 『다음날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기를 띠며 『절대로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부시 후보는 애써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으나 패배를 직감한듯 여론조사를 열올려 보도한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면서 『이번 선거는 미 정치사중에서 가장 편파보도가 심했던 선거였다. 우리는 더이상 언론이 필요없다』며 『아마도 오늘은 내 일생 가장 불쾌한 하루로 기록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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