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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은 가로수“쑥쑥 한돌”/400m 길가 벚나무마다 개인이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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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은 가로수“쑥쑥 한돌”/400m 길가 벚나무마다 개인이름표

입력
1992.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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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6동 주민들 마을잔치서울 영등포구 신길6동 영신고와 우성아파트단지 사이의 폭 8m·길이 4백m 길가에는 「승재네나무」 「정필이네나무」 등 이름표가 붙어있는 벚나무 1백50여그루가 줄지어 서있다. 이동네 사람들이 「신길벚꽃거리」로 부르는 이곳에서 2일 상오 11시부터 가목가로수 조성 한돌을 자축하는 마을잔치가 열렸다. 주민 2백여명은 1년전 자녀와 함께 심고 가꾸어온 「우리집 가로수」가 그동안 얼마나 크고 튼튼해졌는지 살펴보며 이웃사촌의 정을 다졌다.

마땅히 나무심을 땅이 없는 주민들에게 거리에 가목을 심어 가꾸자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이 동네주민 김천식씨(54·사업). 김씨가 고향인 경남 진해의 벚꽃길을 떠올리고 마을회의 자리에서 이같은 제안을 하자 주민들은 곧바로 나무구입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때마침 구청에서 식수공사에 필요한 2천만원을 지원,사업은 한층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해 11월1일 식수를 마친 주민들은 그 자리에서 틈틈이 가족이 함께 나와 나무를 돌보고 매년 한두차례 이곳에 모여 작은 업적을 기리자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잘 지켜져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사람들까지 가끔 찾아와 나무를 돌보는 정성을 보였고 지난 5월에는 이곳에서 백일장과 경로잔치를 열기도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 길에서 자발적으로 불법주차를 추방했고 거리청소에도 적극 나서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필요없을 정도가 되었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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